조선신보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는 저들의 난처한 처지를 모면해보려고 조선(북한)의 의중을 타진하기 위한 이른바 탐색적 대화의 가능성을 일부러 내비치고 있다”며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거리 안에 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의 시험발사가 성공한 시점에서 예상된 일”이라고 밝혔다.
조선신보는 이어 “핵보유국 조선과의 무력충돌을 피하려 든다면 트럼프는 조선과 대화할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무모한 대결정책을 버리는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대화의 기회는 주어질 수 없음을 트럼프 행정부는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신보가 언급한 북미대화 조건은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한미훈련이 한반도의 긴장을 유발하고 있다며 중단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도 방남 당시 이 같은 입장을 우리 측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전날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외교통일안보자문회의에서 “김 부위원장 등 고위급 대표단이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부정적인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대화를 할 경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대로 한미훈련 중단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 중단 등을 한꺼번에 테이블 위에 올려놓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그러나 미국은 ‘한미연합훈련 재연기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북미대화의 가능성은 안갯속이다.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한미연합훈련의 추가 연기 가능성은 없다”며 “올림픽 정신에 대한 존중 차원에서 (훈련을 연기했지만) 동맹국으로 (대북) 억지 태세를 유지하고 갖춰나가는 유일한 방식은 연합훈련”이라고 못 박았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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