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민병두(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경쟁자인 박원순 시장을 향해 “차기 시장은 정체된 서울을 혁신할 수 있는 상상력을 갖춘 사람이 돼야 하는데 박 시장은 그런 상상력이 고갈돼보인다”며 3선 도전의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의 유력 후보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확장성이 떨어지는 박 시장으로는 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를 갖춘 본인이 대항마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민 의원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박 시장과 나의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서울을 해석하고 혁신하는 방법의 확연한 차이를 느꼈고 내 구상이 박 시장을 능가한다고 판단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박 시장의 지난 7년여간의 시정 운영에 대해서도 비판적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박 시장의 최대 업적이 뭐냐고 물어보면 대다수 시민들은 떠오르는 게 없다고 말한다”며 “서울시가 대표 성과로 내세우는 ‘찾동(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의 경우 훌륭한 주민센터의 모델을 만들어 확산하면 될 것이지 시장이 나서서 관리·감독하고 이끌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서울시가 내놓은 대중교통 무료대책에 대해서는 “여당 소속의 시의회 예결위원장조차 반대할 정도로 낙제점을 받은 정책”이라며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민 의원은 “박 시장이 재임한 지난 7년간 서울시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서울이 더 이상 살기 행복한 도시가 아니라는 방증”이라며 “강남북 불균형 개발과 청년 일자리, 주거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갖춘 사람이 서울시의 혁신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동대로 지하화와 양재동 R&CD센터 설립, 창동 신경제단지 등 서울시가 추진하는 정책 상당수가 기존 구청장들이 제안한 아이디어에 불과하다”며 새로운 상상력을 지닌 인물로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정책 끝판왕’이라는 별명답게 출마 선언 이후 다양한 정책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먼저 청년·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주거대책의 일환으로 재래시장에 모듈러주택단지를 지어 올리는 시장아파트와 노후학교를 재건축해 학부모에게 우선 입주권을 주는 학교아파트 등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청년층의 주거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저출산 문제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또 국회가 세종시로 이전할 경우 국회의사당 부지를 과학과 창업의 전당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이러한 정책을 무기로 박 시장과의 공개토론을 제안한 상태다. 시장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는 안 전 대표에 대해서는 “안 전 대표가 ‘새정치’를 포기하고 ‘구정치’의 길을 걸으면서 과거 시장 후보를 양보받은 박 시장과의 채권·채무관계는 소멸됐다”면서도 “다만 야권이 안 전 대표로 단일화될 경우 확장성이 크지 않은 박 시장 카드로는 위기에 부딪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상·하정연기자 kim0123@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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