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말 시행될 예정인 양도소득세 중과 외에도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압박 카드는 줄줄이 남아 있다.
우선 다주택자 대출 조이기가 강화된다. 지난달 말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시행에 이어 3월26일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도 도입된다. 신DTI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원금까지 부채에 포함해 계산하기 때문에 기존에 주담대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추가로 대출받기가 어렵다. 사실상 다주택자의 대출을 묶기 위한 조치였다. DSR는 이에 더해 마이너스통장 등 모든 신용대출까지 대출의 총량을 보고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심사한다. 그동안 주담대가 부족하면 신용대출로 추가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이 역시 여의치 않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RTI 시행으로 임대사업자를 내고 아파트나 상가를 매매하려는 투자자들이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RTI는 연간 임대소득이 해당 임대업 대출의 연간 이자비용과 해당 임대물건에 대한 기존 대출의 연간 이자비용을 합한 값보다 얼마나 큰지 따져보는 비율이다.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 원칙적으로 RTI가 150%(주택임대업은 125%) 이상일 경우에만 신규 대출이 가능하다. 그동안 자영업자 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주택임대사업 대출 축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재건축아파트를 겨냥해 예고됐던 조치들도 본격 실시된다. 3월 중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기준이 적용되고 5월에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이 통지된다. 국토교통부는 1월 말 평균 4억원, 최고 8억4,000만원에 달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부담금 예상액을 구체적인 아파트 이름은 밝히지 않은 채 발표했다. 이는 과열되고 있는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시장에 대한 일종의 경고 차원이었다. 5월에는 각 구청이 초과이익환수 대상 아파트에 조합별로 부담금 예상액을 통지한다. 이때는 단지별로 구체적인 예상 부과액이 나오면서 시장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가 쥐고 있는 것 중 무엇보다 효과가 큰 카드는 보유세 강화다. 정부는 지방선거가 마무리된 후 올 하반기부터 보유세 인상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유세제를 개편하기 위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조만간 출범된다. 당초 지난달 말 출범할 예정이었으나 인선 때문에 일정이 다소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개혁특위는 보유세 인상 등 부동산 과세체계 개편 논의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분석된다. 고가주택 및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를 늘리는 쪽으로 종합부동산세 개편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토대로 내년 세제개편안이 마련되면 국회 등에서 하반기 본격적으로 보유세 강화 여부를 놓고 논의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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