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지소굴(shithole)’로 지칭한 중남미 국가 중 하나로 알려진 아이티에서 반(反)트럼프 시위가 확산하면서 아이티 주재 미국 대사관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
23일(현지시간) A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지난 18일 시작된 시위는 애초 규모가 100명 수준으로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22일 1,000명으로 규모가 커진 시위대가 미국 대사관으로 행진하자 결국 미 대사관도 임시폐쇄를 결정했다.
일부 시위대는 돌을 던지는 과격 양상을 보였고 경찰도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앞서 일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이민 문제를 논의하다 아이티와 아프리카 국가를 “거지소굴 ”로 지칭했다고 보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보도를 즉각 부인했었다.
시위대는 이날 “우리는 거지소굴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쳤고, 미국 정부가 아이티를 임시노동비자 발급 대상 국가에서 제외한 결정에 대해서도 항의했다.
한편 지난 주말 뉴욕에서도 수백 명의 아이티 출신 미국인과 아이티인이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소유한 ‘트럼프 타워’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한 바 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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