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베네수엘라가 각국 주재 대사를 추방하는 등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25일(현지시간) 오타와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관의 월메르 바리엔토스 페르난데스 대사와 앙헬 에레라 부대사를 추방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주캐나다 베네수엘라 대사와 부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한다”며 “우리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비민주적인 체제에 압력을 가하고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권리를 돌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된 외교관은 72시간 내에 국외로 추방된다. BBC는 캐나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지난 23일 베네수엘라 정부가 카라카스 주재 크레이그 코월릭 캐나다 대사를 추방한 데 따른 맞대응 조치라고 설명했다. 코월릭 대사는 이미 자국 정부의 지시를 받고 귀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 관계 급격히 얼어붙은 이유
캐나다, 마두로 정권 제재 가속
채권 거래 금지 등 자산 동결 나서
양국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은 캐나다가 미국에 이어 마두로 정권에 대한 제재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정정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구성된 ‘리마그룹’ 12개국 중 하나로 9월 마두로 대통령과 정부 고위인사들의 자산동결과 제재 대상자들과의 거래 전면금지 등 제재를 가한 바 있다.
이는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정부와 국영석유기업(PDVSA)이 발행하는 채권 거래를 금지하고 마두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인사들을 겨냥해 자산을 동결한 뒤 두 번째로 단행된 국가 차원의 제재다. 장기집권을 노리는 마두로 대통령은 8월 제헌의회를 출범시켜 의회를 무력화하고 야권과 반정부인사를 탄압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왔다.
엘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제헌의회 의장은 앞서 코월릭 캐나다 대사의 추방과 관련해 “베네수엘라 국정에 지속적으로 무례하게 굴며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코월릭 대사는 그동안 마두로 대통령과 여당이 권력 강화를 위해 야당을 탄압한다고 트위터 등에서 비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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