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가치관을 갖추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고 싶습니다.”
이준호(사진) 덕산그룹 회장은 지난달 30일 울산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최근 자신의 호 ‘유하(裕河)’를 따 세운 유하푸른재단의 설립목적을 이 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울산지역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일궈오면서 언젠가는 사회환원 차원에서 장학재단을 설립해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그 꿈이 이뤄졌다”며 “장학금과 함께 매년 두 차례 방학을 이용해 외부 강의와 함께 과제를 내 성취감을 느끼면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정신을 갖춰나가도록 돕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설립된 유하푸른재단은 지난달에 첫 장학생 20명을 선발해 8,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단순히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공헌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성적 우수자에게는 졸업 후 덕산 계열사에 우선 취업할 수 있는 기회까지 부여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앞으로 이 재단을 장학사업뿐 아니라 학술연구, 교육, 창업지원 등을 통해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공익재단으로 이끌 계획이다. 이 회장은 “단순하게 돈만 지원하는 장학재단은 많다”면서 “미래에 사회에 필요한 인재가 되려면 반드시 창의적인 사고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덕산그룹은 기업 차원에서도 지역사회에 활발하게 공헌하고 있다. 덕산그룹의 핵심기업인 덕산하이메탈은 지난 2009년부터 저소득 가구 후원을 위해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매년 1억원을 기부하고 있다. 또 2012년부터는 울산로터리클럽과 연계해 장학생을 선발, 미래사회의 지역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후원하고 있다.
이 회장이 인재육성에 정성을 쏟는 것은 회사를 운영하며 얻은 경험 때문이다. 이 회장의 경영철학은 ‘경영은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다. 그는 인재육성에 관심을 쏟는 이유를 묻자 “모든 일은 사람이 한다”며 “만들거나 그르치거나 모두 사람 속에 있는 것”이라고 짧지만 강하게 답했다.
이 회장의 경영철학은 덕산그룹의 인센티브 제도에도 그대로 녹아 있다. 덕산하이메탈의 경우 신제품이 6개월 동안 일정 매출을 내면 연구에 직접 기여한 직원에게 최고 3,000만원, 간접 기여자에게 2,000만원을 포상한다. 출시 후 1년 이내에 매출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또다시 직접 기여한 직원에게는 최고 5,000만원, 간접 기여자에게는 3,000만원을 준다. 또 전 임직원에게도 최고 100만원씩 지급한다.
이 같은 인재중심 경영철학 덕분에 이 회장은 1982년 알루미늄 도금업체 덕산산업을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의 기업을 성장시켰다. 울산 본사와 천안 덕산네오룩스 공장에서 일하는 전체 직원 300여명 가운데 연구개발 인력만 100명이 넘는다.
실제 그룹의 대표 기업인 덕산하이메탈은 인재중심 경영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솔더볼을 주력 생산하는 IT 업체로 이 분야 국내 1위, 세계 2위다. 최근에는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등 소재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02년 전자재료연구소를 설립한 이래로 차세대 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부문의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 덕산하이메탈에서 분리한 덕산네오룩스도 마찬가지. 이 회사는 AMOLED(능동형 유기 발광 다이오드) 재료 전문회사다. 분리 3년 만에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어설 만큼 고속성장하고 있다. 덕산네오룩스는 해외 다국적 기업과 국내 대기업들이 경쟁하는 OLED 재료 시장에서 독보적인 제조 경쟁력으로 독자 영역을 확보했다. 또 글로벌 경쟁사들과도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덕산그룹은 이외에도 정밀화학 합성전문 기업인 덕산테코피아, 터치 윈도우 전사 필름 전문인 덕산SG, 응용 알루미늄 도금 기업인 덕산산업, 아연도금 전문 덕산갈바텍을 계열사로 운영하고 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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