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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고 해외근무도 가능...한국어선생님 되기 열풍

교원 자격증 신청 10년새 8배↑

30~40대 여성 희망자 가장 많고

은퇴한 중장년 남성들 관심 높아

해외취업 목표로 공부한다면

처우·지역정보 등 사전준비 필수





지난 9월 5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세종학당 한국어 교원 양성과정 현장실습에 참가한 교원들이 개회식을 마치고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세종학당재단


25년간 대기업에 근무하고 얼마 전 퇴직한 50대 후반의 A씨. 퇴직 후 삶을 그려보던 A씨는 최근 서울의 한 사이버대가 개설한 한국어학과에 지원하기로 결심했다. 다년간의 타국 근무 경험을 살려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고 싶다는 마음에서다. 그는 “보수는 많다고 할 수 없고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하지만 은퇴 후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는 점에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A씨는 요즘 비슷한 상황에 놓인 친구들에게 같은 수업을 듣자고 적극 홍보하고 다닌다.

해외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한국어교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한국어를 공부하려는 외국인 수요와 이들을 직접 가르치려는 한국어교원 지원자 모두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9일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외국인·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한국어교원 자격증’ 심사 신청자는 최근 10년 사이 8배나 늘었다. 지난 2007년 790명이던 한국어교원 개인자격심사 신청자는 지난해 6,304명으로 797% 증가했다. 특히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평균 1,000명 이상 신청자가 늘어날 정도로 관심이 급증했다. 올해 2월 기준으로 1~3급 자격증을 가진 한국어교원은 총 2만9,334명이다. 성별로는 여성, 연령대로는 30~40대에서 희망자가 많았다. 은퇴한 장년층들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문턱이 높은 편이 아니라는 점도 인기에 한몫을 했다. 한국어교원 자격증이 도입된 2006년 이후 총 3만1,796명이 신청했고 합격률은 92.3%에 달했다. 첫해에만 합격률이 49.5%에 그쳤을 뿐 이후 대부분 95% 전후의 합격률을 유지했다. 한국어교원 자격증은 대학이나 대학원·학점은행제에서 국어국문 또는 한국어 관련 학위 취득을 통해 받을 수 있으며 2·3급 자격증의 경우 각종 기관 교육을 통한 비학위 과정으로도 취득할 수 있다. 일부 사이버대들은 한국어교원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하는 학과를 개설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어교원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다. 해외 선교 활동을 위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도 많다. 정부가 지원하는 세종학당은 매년 두 자릿수의 한국어교원을 뽑아 전 세계 58개국, 144개 학당에 파견하고 있다.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는 외국 학교의 요청을 받아 파견을 지원하기도 한다. 전 세계 사설 한글학당과 국내외 기업들도 한국어교원을 수시로 뽑고 있다.

다만 해외 취업을 목표로 한다면 사전 정보를 숙지하고 자신의 성향과 맞는지 파악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어교원 파견은 수요가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에 치우쳐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 현지 기관과 계약을 맺는 형태로 채용되면 국내에 비해 임금이 상대적으로 적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현지 학교, 사설 한글학교와 직접 고용계약을 맺는 경우도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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