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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국건축문화대상-일반주거부문 대상]차경·채나눔…전통 주택 구조·장치, 현대적 감각으로 계승

낮은 담장 등 '자연과 융합' 가치

현대주택에 재해석해 차용 진화

옛것이 가진 고귀한 전통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변용한 민규암 토마건축사사무소 대표와 마찬가지로 많은 건축가들이 전통주택 구조나 장치를 현대주택에 차용해 진화시키고 있다.

한국주거환경학회 논문집에 실린 ‘2001년 이후 한국 현대주택의 전통주택 공간적 특성 표현 경향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한국의 현대 주택건축은 전통주택의 특성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중이다. 이 논문은 2001년 이후 건축계의 주목을 받은 47개의 단독주택의 특성을 비교해 설명한 것이다. 이 중에는 민규암의 ‘ss houes’, 배병길의 ‘학의제’, 승효상의 ‘수눌당’과 ‘모헌’, 한만원의 ‘판교 M house’ 등이 포함됐다.

한국 전통 사회는 자연과 일치를 최고의 이상적 가치로 여겼다. 생활공간인 집 역시 자연과의 융합이 우선시됐으며 이는 주택 건축에 반영했다. 담장과 벽을 낮춰 주위의 자연을 여유 있게 바라볼 수 있게 설계하거나 인공적인 행위를 덧대지 않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감상할 수 있게 주택 구조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이에 ‘경치를 빌린다’는 ‘차경’의 개념이 한국 전통 가옥에 녹아들었다. 현대의 단독주택의 거실, 복도 등의 공용공간에 큰 창을 이용해 자연을 조망하게 한 것들이 이런 차경의 개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통 가옥은 ‘채나눔’이라는 방식으로 공간을 구분 짓는데, 여기서 채나눔이란 집 한 채, 두 채 할 때의 ‘채’와 나누다는 뜻의 ‘나눔’을 합한 말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여성이 중심이 되는 ‘안채’, 응접공간으로 사용된 ‘사랑채’, 창고의 ‘행랑채’ 등으로 구분지었다. 이렇게 구획된 채와 채 그리고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기능을 맡은 것이 마당이다.



외부 공간의 나눔 위주였던 채나눔은 현대에 와서 내부 공간의 채나눔과 외부 공간의 채나눔으로 다양화된다. 내부공간의 채나눔을 위해 실내의 여러 방들을 묶거나 복층으로 나누는 등의 동선을 분리시켜 공간을 구분 짓는다. 이는 주거기능뿐만 아니라 업무 등 다양한 기능이 주택에 추가되면서 생겨난 것이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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