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상원의원 12명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국무부에 보냈다. 북한에 억류됐다 뇌사 상태로 송환돼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부모의 거듭된 부탁에 따른 조치다.
미 일간 USA투데이와 ABC 방송은 5일(현지시간) 연방 상원의원 12명이 이 같은 서한을 국무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서한을 보낸 상원의원은 공화당과 민주당 소속 각각 6명이며, 수신인은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이다.
앞서 웜비어의 부모인 프레드와 신디 웜비어 부부는 지난달 27일 폭스뉴스 방송에 출연해 웜비어가 북한에서 각종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북한의 테러 지원국 지정을 공식으로 요구한 바 있다.
이들은 이후 여야 상원의원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설득 작업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국무부는 북한이 웜비어를 부당하게 억류하고 감금한 데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만, 북한의 각종 행위가 테러지원국 지정을 위한 법적 요건에 부합하는지는 검토해봐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혀왔다.
국무부는 2008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 이후 9년째 다시 포함하지 않고 있다.
올해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해왔지만 지난 7월 발표한 테러국가 보고서에서도 이란, 수단, 시리아 등 기존 3개국만 명단에 유지되고 북한은 빠졌다.
이미 북한이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로부터 다양한 제재를 받는 만큼 테러지원국 재지정의 실효성에 대해선 다소 의문이 제기되지만 ‘상징적 효과’는 상당히 클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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