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히딩크’ 변수를 맞은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후 처음 치르는 평가전을 앞두고 고심에 빠졌다.
그의 첫 번째 고민은 오는 7일 러시아, 10일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국내 K리거를 빼고 해외파로만 대표팀을 꾸려야 한다는 점이다. K리그 클래식 구단들이 대표팀 조기소집에 두 차례가 협조한 만큼 이번 유럽 원정 때는 K리거의 국가대표 차출을 최소화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A매치 기간인 10월 8일 6강 스플릿이 확정되는 마지막 33라운드가 예정돼 있어 사실상 K리그 구단들이 소속 선수를 대표팀에 내주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6명의 대표팀 선수 중 11명이 K리거여서 이들을 빼면 ‘반쪽 전력’밖에 남지 않는다.
신 감독은 오는 25일 대표팀 명단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해외파 소속 구단에 대표 차출 협조 공문은 이미 보내두었다. 이번 주말에는 경북 영덕 고향 집을 다녀오면서 조용히 K리그 경기장을 찾을 예정이다.
그의 두 번째 고민은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대표팀 전력에 공백이 생겼다는 점이다. 대표팀 간판 미드필더였던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공격의 핵이었던 황희찬(잘츠부르크)과 권창훈(디종)도 부상이어서 최상 컨디션을 발휘하기 어렵다.
또 신태용호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그동안 출전 시간이 적어 미덥지 않다. 지난 이란전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월드컵 진출당했다”는 조롱을 받고 있어 신 감독의 고민은 더 커졌다.
그의 마지막 고민은 갑자기 닥쳐 온 ‘히딩크’ 변수다. “어떤 형태로든 한국 축구에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히딩크 감독과의 역할을 어떻게 나눠야 할 지 고심할 수밖에 없다. 다음 달 7일 러시아와 평가전 때 경기장에서 두 사람이 만날 것으로 예측하는 가운데 신 감독과 히딩크 감독의 ‘어색한 동거’가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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