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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수 부결 후폭풍…與野의 득실 대차대조표는

보수야당, 정부 독주 제동 걸며 정국 반전 기회

국민의당, 존재감 각인시켰지만 호남 역풍 우려

민주당, 지도부 전략 부재 드러나며 타격 불가피

추미애(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백봉정치문화교육연구원 개소식에서 야당의원들이 바라보는 가운데 라종일 이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날 추 대표는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 등 야당 참석자들과는 아무런 인사없이 축사를 마친 뒤 행사장을 나섰다. /연합뉴스




헌정 사상 초유의 헌법재판소장 인준 부결 사태가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여야의 손익계산서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보수야당은 정부의 독주에 제동을 걸며 정국 반전의 기회를 잡았고 국민의당은 캐스팅보트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반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또 다시 지도부 전략 부재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향후 정국 운영에 있어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은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 공교롭게도 보이콧을 풀고 국회로 복귀한 첫날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면서 ‘빈손 회군’의 비판을 피하는 동시에 대정부 투쟁도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12일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은 ‘문재인 정부가 오만과 독주를 멈추고 겸허해져야 한다’는 민의의 경고”라면서 “문재인 정권의 독선과 독주, 협치 실종에 대해 야당이 강력히 견제할 수 있는 기저를 만들었다고 확신한다”고 자평했다. 한국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정부·여당에 끌려다니던 정국의 반전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국민의당은 헌재소장 표결과정을 통해 캐스팅보트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안철수 대표는 전날 김 후보자 인준안 부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20대 국회에서는 국민의당이 결정권을 가진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부결 과정에서도 의석수 40석을 가진 원내 3당인 국민의당이 김 후보자의 운명을 결정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당내 기반인 호남을 중심으로 한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당 홈페이지는 여권 지지층의 비판 글이 쇄도하면서 접속이 마비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초유의 헌재소장 부결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특히 원내 지도부는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믿고 너무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더욱이 지난 7월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당시에도 정족수 미달로 통과가 지연된 바 있는 만큼 지도부의 리더십에도 흠집을 남겼다. 이를 의식한 듯 우원식 원내대표는 당내 회의에서 사퇴의사를 밝혔다가 주위 만류로 번복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여파로 여야대표 초청회동이 현재로선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전하면서 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대표 청와대 초청 회동의 불발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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