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1일 ‘19대 대통령선거 평가보고서’ 전문을 공개했지만 내용의 구체성이 떨어지고 대선 패배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반쪽짜리 보고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평가보고서를 공개했다. 당 대선평가위원회는 지난 3개월간 각종 설문조사·간담회·인터뷰 등을 거쳐 국민의당과 안철수 당시 대선후보의 모호한 정체성, 선거전략 실패, 소통 부재 등을 대선 패배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문제는 실명이 공개된 책임자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대선 전후로 ‘안철수의 비선’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후보(캠프)와 당 사이 소통이 부족했다”는 정도만 지적됐을 뿐 비선이 누구였는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실명이 공개된 것은 당 외부 인사로 국민의당 대선 포스터를 디자인해 화제가 됐던 ‘광고천재’ 이제석씨 정도다.
당을 존폐 위기까지 몰아넣었던 제보조작 사건에 대한 평가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대한 평가에서도 사건의 발단이 된 공명선거추진단에 대한 항목은 없었다.
당내에서도 보고서의 내용과 영향력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비안철수계의 한 의원은 “대선에 왜 패배했는지 뻔히 아는데 대선 평가보고서에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큰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안철수 대표는 보고서가 공개된 뒤 기자들과 만나 “내용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하라고 했는데 이제 저도 내용을 살펴보겠다”며 “보고서에 나온 내용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우리 당을 제대로 개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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