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특히 지난달 정부가 6·19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주택 시장 과열의 진원지로 지목한 강남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대책 발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고강도 추가 규제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14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0.29% 상승해 전주(0.20%) 보다 0.09%포인트 상승폭이 커졌다. 대책 발표 직전인 6월 셋째 주 가격상승률(0.32%)수준을 회복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0.44% 상승해 대책 발표 이전의 0.32%(6월 셋째 주)보다 상승폭이 더 커졌다. 일반아파트도 0.26% 올라 전주(0.19%)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무엇보다 주택 시장 과열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된 강남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책 발표 이후 3주 연속 하락했던 강동구 재건축 아파트는 0.52% 상승해 그간 낙폭(-0.35%)을 한 주 만에 만회했다. 또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도 0.70% 올라 전주(0.36%) 대비 크게 올랐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K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재건축을 추진 중인 잠실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의 경우 현재 전용면적 84㎡가 11억 5,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는데 지난 4월과 비교하면 2억원 정도 오른 수준”이라며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고 8월 정부의 추가 대책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눈치를 보고 있어 매매 자체가 잘되지는 않지만 당분간 강보합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송파구와 강동구는 재건축 이슈에다 대규모 이주 등이 맞물려 매매가는 물론 전세가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 최근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을 비롯해 각종 호재가 이어지고 있는 성동구는 이번 주 0.64% 올라 서울 자치구 중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 같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한국감정원이 정부의 6·19부동산 대책 발표를 전후로 지난달 16일부터 26일까지 우수협력공인중개사 2,462명(수도권 1,141명, 지방 1,321명)을 대상으로 ‘2017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승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18.6%로 나타났다. 작년 12월 조사 당시에는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8%에 그쳤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상승세를 전망한 응답자가 23.1%로 하락(10.8%) 보다 많았던 반면 지방은 하락을 전망한 응답자(23.5%)가 상승(14.7%) 보다 많았다.
이처럼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가 한 달을 버티지 못하면서 조만간 고강도 대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포함해서 더 센 정책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지금까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한 번도 제대로 먹혀 들어 적이 없었으며, 강남은 재건축과 이주 수요가 있는 만큼 꾸준히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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