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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과열인데...지방은 '미분양 늪'

4월 4만3,144채..5년래 최고

지방 부동산이 ‘미분양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의 미분양주택 수는 지난 2013년 고점을 찍은 뒤 점차 줄고 있지만 지방은 전고점(2012년 말 4만2,288채)을 돌파하는 등 수렁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지방 미분양주택은 4만3,144채로 전월 대비 1.5%(631채) 증가했다. 2012년 12월 이후 5년여 만에 최고치다. 기존 미분양 물량 중 3,361채가 해소됐지만 신규 미분양이 3,992호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광주가 3월 696채에서 4월 1,392채로 늘어나 100%(696채)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충북은 같은 기간 4,415채에서 5,755채로 30.4%(1,340채) 늘었다. 제주 역시 24.4% 미분양이 증가했다. 절대적인 물량 면에서는 경남(9,341채), 충남(8,715채), 경북(7,472채), 충북(5,755채), 강원(3,297채) 지역의 미분양이 많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건설사들이 분양한 뒤 한 달가량 뒤에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3월 광주나 충북·제주 지역에 분양 공급이 많았던 것이 상당수 계약 체결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이상과열 조짐을 보이고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감소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 미분양 물량은 2012년(연말 기준) 3,481채를 나타낸 후 2013년 3,157채, 2014년 1,356채, 2015년 494채, 2016년 274채로 줄었다. 이런 추세는 올 들어서도 지속되며 4월 말 전월 대비 21.5%(43채) 감소한 157채를 기록했다.

지방이 미분양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은 공급은 과다하게 늘었지만 지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수요가 뒷받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014년 이후 지방의 신규 아파트 분양 물량은 3년 연속 연간 20만채 이상 공급됐다. 2014년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경기부양을 위해 부동산 규제를 풀면서 건설사들은 미개발 지역이 많고 땅값이 싼 지방에서 분양 경쟁에 나섰다. 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투기 수요까지 몰렸다.

하지만 지난해 한진해운과 STX조선·대우조선해양 등 조선·해운업종의 구조조정이 진행됐고 철강·정유산업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서 지방 주요 도시인 경남 창원·거제 등의 주택 소비 여력이 감소했다. 여기에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지난해부터 대출 규제를 강화한 것도 지방 분양시장을 냉각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수도권 시장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서울의 미분양은 빠르게 감소해 전체 미분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3%에 불과하지만 경기 지역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1만3,309채에 이르며 전체의 22.1%를 차지했다. 인천 미분양 물량도 1만3,309채로 6.1%에 달했다.

한편 4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6만313채로 전월(6만1,679채) 대비 2.2%(1,366채) 감소했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수도권 지역에서 기존 미분양 해소분이 신규 미분양 증가분을 앞지른 덕분이다.

다만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4월 말 기준으로 전월(9,124채) 대비 5.1%(463채) 증가한 총 9,587채로 집계됐다.

전체 미분양 물량을 규모별로 살펴보면 85㎡ 초과 중대형 미분양은 전월 대비 420채 감소한 6,429채로 잡혔으며 85㎡ 이하는 946채 줄어든 5만3,884채로 조사됐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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