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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이것만은 바꿉시다] 박물관에서도 플래시 '펑펑'..관람객 등쌀에 문화재 몸살

<4> 민폐 끼치는 공공장소 비매너







“스마일~ 찰칵”

화창한 날씨로 모처럼 미세먼지도 없었던 지난달 23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은 나들이객들로 북적였다. 박물관 내부로 들어서자 1층 복도 안쪽 전시관은 밖과 달리 어두운 조명으로 한층 차분한 분위기였다. 선사시대 유물들을 따라 관람객들이 무리 지어 이동하는 찰나 ‘스마일’이라는 기계음과 함께 찰칵하며 플래시가 번쩍 터졌다. 한순간 모든 관람객의 시선이 향한 곳은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박물관을 찾은 40대 부부였다. 관리인이 제지할 틈도 없이 사진을 찍은 부부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서둘러 자리를 빠져나갔다.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는 20~30대 젊은 연인들도 여럿 목격됐다.

국립중앙박물관 입구에는 ‘금연’과 ‘음식물 반입금지’ 같은 기본적인 이용수칙과 함께 ‘플래시·삼각대 사용금지’를 알리는 표지판이 놓여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모든 문화재는 빛에 노출되면 퇴색하거나 외형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 최소한의 빛으로만 관리한다. 채해정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박물관의 온도와 습도는 비교적 일정하지만 유물을 비추는 조도는 유물마다 큰 차이가 날 정도로 빛에 민감하다”이라며 “박물관에서 카메라 플래시를 사용하면 유물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수명도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절대 금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물관이 제시한 관람방향을 지키지 않아 관람객이 뒤엉기는 현상도 심심찮게 목격됐다. 입구부터 시계 방향으로 관람하도록 돼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아 다른 사람들의 관람에 민폐를 끼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었다. 또 한 전시물을 너무 오래 관람해 타인의 관람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박물관을 찾았다는 박모(49)씨는 “유물 앞에 바짝 다가서서 장시간 설명 게시판을 가리는 사람들을 보면 분통이 터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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