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970~1980년대 대규모 주택공급을 위해 조성된 목동·상계동 등 아파트 및 택지개발지구의 관리 정책 밑그림을 새로 그린다. 주택정책의 중심 과제가 대규모 주택공급에서 노후화된 도심 재생으로 이동하는 추세를 반영한 조치로 분석된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택지개발지구 51곳에 대한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 용역이 이르면 이달부터 시작된다. 용역 진행 배경에 대해 서울시의 한 고위관계자는 “택지개발지구 조성 이후 경제가 발전하고 인구 구성도 달라졌기 때문에 이들 지역의 향후 변화 방향까지 감안한 관리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지역별 1~2인 가구 수, 노령 인구, 토지 이용 및 건축물 현황 등을 진단하고 각 지역의 주요 현안 및 변화상을 고려한 관리 기본 방향을 정립할 계획이다. 또 아파트 재건축 연한 도래에 따른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주거지의 주차난, 교통유발시설 등을 고려한 교통환경 개선 방안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용역 외에 전문가들로 구성된 정책자문단의 연구포럼도 진행한다.
택지개발지구는 1980년 12월에 제정된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지정 및 조성돼 아파트 등 주거시설들이 밀집해 있다. 이곳에 지어진 많은 아파트 단지들은 준공 후 30년이 지나 재건축사업이 진행 중이다. 개포택지개발지구의 경우 개포주공2단지(1981년 준공)를 시작으로 일원현대(1983년 준공), 개포시영(1984년 준공) 등 재건축사업이 진행된 아파트단지들의 분양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51개 택지개발지구의 총 면적은 42.362㎢다. 이 중 개포·신내·화곡·가양·방화지구 등 46곳에는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돼 있는 반면 번동·창동·성산·문정지구 등 5곳에는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돼 있지 않다. 서울시는 이번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 지구단위계획을 수정하는 한편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돼 있지 않은 5개 지구에 대해서는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착수하는 등 각 지역 상황을 감안한 개발 계획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택 시장에서 3~4인 가구 중심이었던 수요층이 1~2인가구, 고령가구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주택공급 정책이 필요하다”며 “서울시의 이번 연구 용역은 주택정책을 대규모 주택공급과 같은 개발 중심에서 도심 재생의 관점에 따라 도심 내 기존 시설에 대한 관리 중심으로 전환하는 맥락”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지구단위계획 수립 작업을 진행 중인 압구정아파트지구에 이어 서초·반포·여의도 아파트지구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용역을 이르면 이달부터 시작한다. 개별 아파트 단지별 재건축을 위한 정비사업 중심 계획인 기존의 아파트지구 개발 기본계획을 주거환경과 교통여건, 기반시설, 주변 지역과의 연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지구단위계획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아파트지구는 1976년 도시계획법에 따라 도입돼 서울에서 압구정과 잠실·반포를 비롯해 1983년 아시아선수촌까지 총 면적 11.267㎢의 15개 지구가 지정됐으나 2003년 국토계획및이용에관한법 개정으로 신규 지정이 불가능해지면서 사문화된 제도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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