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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증하는 가계빚 커지는 부작용]대형 건설사 사업장도 중도금 대출규제 한파

계약률 95%넘는 사업장 17곳

집단대출협약 체결못해 발동동

재개발 재건축단지도 13곳 미체결

대출금리마저 최고 0.7%P↑

실수요자 금융비용 부담 가중





지난해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일반분양 물량이 최대 규모인 2,010가구에 달해 주목을 받았던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고덕그라시움(고덕주공2단지 재건축)은 1차 중도금 납부기한인 3월20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금융권과 중도금 집단대출 협약을 맺지 못했다. ‘11·3 부동산 대책’ 시행 전인 지난해 10월 진행한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22.1대1로 1순위에서 마감돼 ‘우수사업장’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여러 금융기관과 중도금 집단대출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건설사들의 단체인 한국주택협회가 회원사 가운데 2016년 8월25일~2017년 1월31일 분양사업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도금 집단대출 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사업장 규모가 9조 858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구 수로는 3만9,000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10월18일부터 올해 1월31일까지 분양을 진행한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계약률이 95% 이상인 30곳의 절반 이상인 17곳에서 아직 중도금 집단대출 협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특히 고덕그라시움처럼 단지 규모와 중도금 대출금액이 큰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18곳 중 13곳이 아직 대출 협약을 맺지 못해 향후 조합원의 금융 부담 증가, 일반분양분 계약 철회 등 사업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게 주택협회의 주장이다. 정부가 주택공급을 위해 내놓은 공공택지의 사업장 18곳 중 12곳도 아직 대출기관을 정하지 못했다. 건설 업계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평가되는 대형 건설사들의 사업장마저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중도금 대출규제의 한파를 비켜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분양을 끝낸 지 수개월이 지난 후에도 중도금 대출 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곳이 적지 않았다. 주택협회의 1차 조사(2016년 8월 25일~10월17일 분양사업장 대상) 당시 중도금 대출 협약을 맺지 못한 사업장은 26곳이었다. 이 중 절반인 13곳은 이번 2차 조사에서도 중도금을 대출해줄 금융사를 찾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사업장의 경우 대부분 1차 중도금 납부시기가 곧 도래해 현재와 같은 대출규제가 지속되면 중도금 납부기한 유예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택시장의 공급자·수요자 모두 피해를 입게 될 심각한 상황”이라며 “그나마 내수시장을 뒷받침해온 주택 시장마저 가라앉으면 최악의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다. 주택협회에 따르면 현재 우리·국민·하나외환 등 주요 시중은행을 비롯한 지방은행, 제2금융권의 중도금 집단대출 금리는 3.46~4.5%로 지난해 5월보다 0.26~0.7%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해 향후 계약 포기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주택협회의 설명이다.

주택협회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건전성 관리는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의지를 꺾지 않는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금융권이 집단대출 입찰 참여 기피, 금리 인상, 조건부 대출 요구를 지양하고 조속히 집단대출 운용이 정상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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