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외교장관은 북한의 핵무장이 최종단계에 도달했다는 공감 아래 공동 대응방안을 수립하기로 했다. 양자 외교장관 회담은 트럼프 미국 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렸다.
독일 본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 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본 월드콘퍼런스센터에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개최하고 이같이 논의했다.
두 장관 회담은 25분이란 짧은 시간에 이뤄졌지만 쉴 새 없이 대화를 주고받으며 북핵 문제 공조 방안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 우선 북핵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위협이라는 인식 아래 공동 접근 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특히 중국을 이용해 대북압박 강도를 높이는 방안을 비중 있게 다룬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들을 제재해 중국을 압박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추진하는 방안에 대한 공감대도 존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을 더 강하게 압박하기 위해 중국을 어떻게 견인할 것인지에 대해 틸러슨 장관의 관심이 많았고 윤 장관은 그에 대해 상세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의 핵무기 운반수단의 다종화 측면에 대해 상당히 우려스럽다는 뜻을 같이했다. 또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한 북한 동향과 향후 대응 방안도 논의했다. 두 장관은 ‘매우 비상한 사건’이라는 표현을 썼고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상당히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인식을 같이했다.
틸러슨 장관은 확장억제를 포함한 미국의 대한국 방위공약이 확고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그는 “한미 간에 어떠한 틈도 없다”며 “한국 정부와 국민은 안심해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 간 공동의 접근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이런 논의를 토대로 앞으로 가까운 시일에 공동의 접근 방안을 보다 구체화하는 협의를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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