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이번 1박2일 방한은 도널드 트럼프 신행정부에서도 북핵 등 한반도 문제를 최우선으로 인식하고 강력한 한미동맹이 지속될 것임을 확인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미국 신행정부의 내각 각료 중 처음으로 해외 순방에 나선 매티스 장관이 최초 방문국으로 한국을 선택함으로써 트럼프 정부에서 한미동맹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말끔히 해소한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24시간에 불과한 짧은 일정에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한 한국의 주요 외교안보 라인 수뇌부와 릴레이 면담을 가지면서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강조하고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확인했다.
매티스 장관은 3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비공개로 이뤄진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한미동맹은 변함없이 바위처럼 굳건하며(rocksolid), 미국은 언제나 한국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힌 뒤 “확장억제를 포함한 미국의 대한국 방위공약은 100% 신뢰할 수 있다(you can count on 100%)”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북핵·북한 문제 해결의 양대 축으로서 대북 압박 외교 및 군사적 대북 억제를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보다 강화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윤 장관의 발언에도 전적인 동의를 표했다. 매티스 장관은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협력해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에서도 매티스 장관은 “미국이 한미동맹에 대해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의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미 행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분명히 말씀드리기 위해 한국을 찾게 됐다”고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매티스 장관은 한미동맹을 아태 지역의 ‘중심축(linchpin)’으로 지칭하면서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거듭 확인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한미동맹을 표현하던 ‘린치핀’이라는 용어를 그대로 씀으로써 정권이 교체됐어도 한미동맹의 큰 틀은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가 자주 썼던 ‘같이 갑시다’라는 표현을 매티스 장관이 한국말로 다시 한 것도 한미동맹 관계에 대한 불안심리를 잠재우려는 행동으로 풀이된다.
매티스 장관은 2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면담에서 “북핵 위협을 최우선 안보현안으로 다뤄나갈 것”이라고 말해 트럼프 정부에서 북핵 문제가 후순위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국방부 관계자는 매티스 장관의 방한과 관련해 “첫째 미국의 강력한 대한 방위공약과 한미동맹 굳건함을 재확인했고 둘째 북한 위협이 공동평가를 기초로 동맹의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여줬으며 셋째로 확장 억제 시행력 강화를 위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합의했고 마지막으로 주한미군 사드 배치 등 현안을 안정적으로 추진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4가지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