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는 오는 2017년에 북미 간 ‘강 대 강’ 대립이 심해져 ‘제3차 북핵 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은 지난 1993년 1차 북핵 위기 때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했고 2002년 2차 북핵 위기 때 고농축우라늄(HEU) 핵탄두 개발을 시인하며 한반도 내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7년 북한 및 안보정세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원은 북한이 내년 6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 등을 통해 핵무기 실전배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에도 불구하고 끝장보기식 도발을 감행한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고강도 도발은 내년 상반기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 시기에는 김정은 생일(1월8일), 김정일 출생 75주년(2월16일), 김일성 출생 105주년(4월15일) 등 김씨 일가와 관련된 대형 정치 행사가 계획돼 있다. 또 내년 8월에는 김씨 삼부자 찬양을 위한 대규모 국제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북한은 내년을 김정은 우상화 작업의 원년으로 삼고 있어 안으로는 체제 결속을, 밖으로는 체제의 공고함을 과시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김정은이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구원은 “(북한이 내년에) 3대 세습의 세대교체 완성을 통한 김정은 정권 기반 공고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북한이 도발에 나설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선제타격론’을 제기하며 대북 압박 강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남북관계는 북한의 끝없는 도발과 북미 간 대립으로 ‘시계 제로’ 상태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김정은 정권은 (내년) 하반기 북미대화를 추진하기 위해 남북대화 제안 등 ‘위장 평화공세’를 전개할 것”이라며 “북미대화 추진이 여의치 않을 경우 대남도발을 병행하는 ‘화전 양면전술’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새 대북제재 결의 2321호 채택 등 대북제재 강화로 북한의 해외 자금 조달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중·러 관계 활성화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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