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가 열린 7일 오전 국회.
본격적인 심문이 시작되기 전인 오전 10시15분께 새누리당 소속의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최순실·장시호·우병우·안종범·정호성·안봉근 등 11명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전격 발부했다.
김 위원장은 “여기 계신 위원들과 국민 여러분 중 누가 이들의 불출석을 개인의 권리라고 인정하겠느냐”며 “법을 악용하고 인권을 명분으로 서슴없이 몸을 숨기는 것이야말로 이들의 국정농단 해태가 후안무치이고 안하무인이었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동행명령장 발부에 대해 새누리당 비박계에 속하는 위원들과 야당 위원들은 한 목소리로 “아주 정당한 집행”이라며 추어 올렸으나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대뜸 불쾌한 표정으로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국조특위의 여당 간사인 이 의원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것인지 간사 간에 사전 합의 없이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진행한 것에 대해서 절차상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원칙적으로 개인적으로 찬성한다. 그러나 정식 절차는 간사들에 세부적으로 위임한 바 없다”고 지적했다. 경북 고령·성주·칠곡군이 지역구인 이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계 중 한 명이다.
특히 이 의원은 자신의 발언 중간에 김 위원장이 ‘충분한 사전 합의가 있었다’는 취지로 반박하자 “(제가) 말씀할 때는 가만히 계세요”라며 짜증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을 밝히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실체적 진실에 반드시 접근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이 의원과 김 위원장 간의 짧은 설전을 놓고 여권 안팎에서는 파국이 임박한 친박계와 비박계의 현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단면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 위원장이 정의 수호의 투사라도 되는 냥 시원시원한 태도로 국정조사를 이끌며 야당 위원들로부터 박수를 받자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이 의원이 소극적인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최순실·장시호씨 등과 함께 증인으로 채택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은 동행명령장 발부에도 불구하고 끝내 출석을 거부했다. 현재 구속 수감 중인 두 사람은 이날 청문회 전 특위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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