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0)씨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특검에 (수사를) 넘겨주는 그날까지 수사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르면 다음 달 중순 출범이 예상되는 특검 시작 때까지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대 관심은 박 대통령의 뇌물죄 적용 여부다.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전 정책조정수석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하면서 ‘공범’인 박 대통령에게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 혐의를 입증하려면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필수적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수수자 조사 없이 혐의를 밝히기 쉽지 않다”고 했다. 특수본이 박 대통령에게 오는 29일까지 대면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상태지만 박 대통령은 여전히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미 검찰 수사의 편향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수사 협조 거부 입장을 밝힌 터라 특검 전 대면조사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박 대통령을 대면조사하더라도 혐의 적용까지는 갈 길이 멀다. 뇌물죄의 경우 ‘부정한 청탁’과 ‘대가성’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를 입증하기가 만만치 않다. 삼성·롯데 등 대기업들이 각종 출연에 대해 ‘대가성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다 박 대통령 또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서다.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이 모두 아니라고 하는 상황에서 검찰이 수집한 증거만으로 뇌물이 오고 간 정황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최씨와 안 전 수석의 뇌물 혐의를 적용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대통령과 공범으로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도 아니다.
검찰은 지난 24일 면세점 특혜 의혹과 관련해 롯데와 SK를 압수수색 하기에 앞서 영장에서 최씨와 안 전 수석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시했다. 검찰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뇌물 혐의를 어떤 형태로든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다만 특수본은 영장에 적용한 혐의는 실제 기소가 가능한 범죄 혐의 입증 수준은 아닌 만큼 추가 수사가 더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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