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성이 어머니가 유산으로 남긴 1억원을 어머니의 모교에 기부해 화제다.
서울에 사는 이 여성은 대학생 딸과 함께 이달 4일 오전 부산 동구 경남여고를 찾아 학교발전기금을 내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3개월 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낡은 경남여고 졸업장을 보고 어머니의 유산을 기부하기로 마음을 정했다는 것이었다.
이 여성은 “어머니가 생전 경남여고를 많이 아끼셨는데 그 뜻을 이어 유산을 학교 후배를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학교발전기금 기탁서에 학생 체육 활동을 지원해달라는 의사 표시를 한 후 서둘러 자리를 떴다고 한다. 기탁서의 기부자·기부금란에는 어머니의 이름인 이정자씨로 기록됐다.
교장까지 나서 이름이라도 알려달라고 했지만 여성은 딸을 데리고 별말 없이 학교를 떠났다.
나흘 후 학교발전기금 계좌에는 약속대로 1억원의 돈이 송금됐다.
학교 측은 기부자의 이름을 근거로 오래된 생활기록부를 뒤져보니 이 여성의 어머니인 이정자씨는 1953년 경남여고에 입학해 3년 후 졸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고교 졸업 후에는 이화여대 사범대에 진학했다.
박재봉 경남여고 교장은 “유산을 두고 자식들이 분쟁을 벌이는 것이 요즘 세태인데 별다른 유언이 없는데도 어머니의 유산을 기부해주신 뜻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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