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총궐기투쟁본부 등 시민사회단체가 주최한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피켓과 가면·플래카드 등을 통해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비꼬는 장면을 선보였다.
주최 측은 이날 오후4시로 예정된 본집회에 앞서 스트레칭을 통해 박근혜 정권을 풍자했다. 투쟁본부는 이번 정권에서 국민체조로 선정돼 3억5,000만원 예산이 들어간 늘봄체조 대신 3,500원짜리 ‘하품체조’를 선보였다.
시범에 나선 남성은 손을 배에 모으고 허리와 고개를 앞으로 깊이 숙이는 동작을 하면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검찰이 공손히 인사하는 모습을 본떴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웃음을 샀다.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풍자도 이어졌다. 밴드 ‘크라잉넛’은 대표곡 ‘말달리자’를 개사해 “말은 독일로 달려가는 게 아니다. 이화여대로 달려가는 게 아니다. 달려야 할 곳은 청와대”라고 불러 박수를 받았다.
일부 시민들은 ‘배터리도 5%면 바꾼다’ ‘지지율도 실력이야! 니 부모를 탓해!’라고 쓰인 피켓으로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 발언을 풍자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하지 못한 시민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집회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한 시민은 트위터를 통해 종로3가역에서 흘러나온 지하철 3호선 기관사의 안내방송 내용을 소개했다. 이 기관사는 “집회에 참여하신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집회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승객 여러분들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셔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안내방송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두형기자 mcdjrp@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