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린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아이를 목마 태운 부모를 비롯한 각계각층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 하야를 외치고 있다. /권욱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에 분노하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국민 100만명이 지난 12일 서울 도심을 가득 메웠다.
집회를 주최한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이날 오후7시30분을 기준으로 참여인원이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경찰 추산 참여인원 26만명을 기준으로 해도 1987년 ‘6월 항쟁’ 이후 29년 만의 최대 규모다. 이날 북쪽으로는 경복궁역에서 남쪽으로는 숭례문까지 2㎞ 구간이 인파로 가득 찼고 일대는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함성으로 뒤덮였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민주노총 등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주최한 촛불집회는 오후4시부터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진행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부모 손을 잡고 나온 초등학생부터 60대 노부부, 외국인까지 다양했다. 일찍부터 하나둘 모여든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현장에서는 시위에 동참한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공연 등 다양한 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어린 자녀와 함께 거리로 나온 박진영(38)씨 부부는 “아이에게 역사적인 한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며 “나는 이런 사회에서 살았더라도 아이에게까지 대물림하고 싶지 않다. 박 대통령은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으시라”고 말했다.
자녀 둘과 함께 광화문 광장을 찾은 주부 이여화(40)씨도 “아이에게 책이나 글로 세상을 가르치는 것보다 직접 보여주는 게 산 교육이라고 생각해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김지수(18)양은 “학생도 이렇게 목소리를 낸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교복을 입고 집회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이윤지(17)양은 “친구들과 함께 ‘하야해’라는 가사가 담긴 노래를 들었는데 가슴이 막 뛰더라”라며 “나도 행동하는 시민 중 한 사람이 되고 싶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콘서트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는 시민도 적지 않다. 대학생 이정표(25)씨는 “이렇게 모두 함께 모이니 정말 대한민국이 바뀔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보인다”며 “그렇다면 이건 일종의 축제로 즐겨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현장에서는 외국인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 6년째 거주 중인 미국인 제이슨(29)씨는 “이렇게 많은 시민이 모였는데도 시위가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게 미국보다 훨씬 선진화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인원이 지난주 말보다 늘어난 이유로는 지방에서의 대규모 상경을 꼽을 수 있다. 주최 측은 이날 지방에서 10만명이 올라온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 집회가 끝날 때까지 인근에는 관광버스 수백대가 주차돼 있어 규모를 짐작하게 했다. 개별 참가자들과 학생들이 집회 참석을 위해 KTX·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하면서 일부 상행선 열차가 조기 매진되기도 했다.
전주에서 새벽에 서울로 올라온 공무원 김모(34)씨는 “이런 나라에서 녹을 먹는 공무원이라는 게 참으로 서글프다”며 “이러려고 공무원 준비를 2년이나 했나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뿐만 아니라 같은 시간 부산 3만5,000명, 광주 1만명, 제주 5,000명, 대구 4,000명, 세종 1,500여명이 모이는 등 전국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집회는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촛불집회 행진 종착지인 종로구 내자동 로터리에서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과 대치를 벌이며 밤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경찰의 해산 명령에 불응해 충돌하면서 23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또 경찰 4명 등 31명이 탈진과 가벼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집회는 규모에 비해 이례적으로 큰 충돌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참가자들 스스로 평화시위를 외치며 일부 시민의 불법 행위를 제지하고 질서정연한 모범적인 모습을 보였다. 자진해서 쓰레기를 수거하며 집회를 마무리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집회 주최 측은 박 대통령이 퇴진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힐 때까지 촛불집회를 매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오는 19일 4차 집회와 26일 5차 집회를 서울과 전국 각지에서 동시 다발로 열 예정이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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