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예측한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공화)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큰 손해를 입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달 초 발간한 저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비하라’에서 트럼프가 유동표를 끌어모으며 근소한 차이로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 대화할 의향이 있다거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모든 자유역협정(FTA) 재검토 등 거침없는 발언을 일삼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당장 세상이 바뀔 것처럼 위기의식을 느끼지는 않아도 된다”고 김 전 의원은 말한다.
그는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이며 공화당 정책은 단 한번도 한국을 배반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개인의 의견은 둘째 치더라도 공화당 소속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당론과 반하는 정책을 독단적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는 것이 김 전 의원의 주장이다. 또 트럼프와 공화당이 융화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트럼프가 주한미군 부담금이나 한미 FTA를 이야기한다고 해서 한미동맹을 그만두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한미동맹 강화를 주장하는 것은 공화당이며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이를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FTA는 공화당의 정책이며 미국 입장에서 한국과의 FTA를 재검토할 이유는 없다. 중국 등과의 무역적자를 해소하겠다는 차원에서 한국을 끼워 넣은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방위비 역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이 언급되는 것이지 한국을 특정해 하는 말이 아니라고 그는 밝혔다. 주한미군 철수의 경우 트럼프가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발언한 것이며 그가 대통령이 되고 한국 상황을 더 자세히 파악한다면 입장이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 전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트럼프와 트럼프 현상에 대한 공부가 전혀 돼 있지 않은데다 설마 그가 대통령이 되겠느냐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국 언론이 마치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FTA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처럼 과장 보도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 그는 이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책을 썼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992년 한국계·아시아계 최초로 미국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내리 3선을 지냈다. 현재 김창준정경아카데미 이사장, 대통령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USKI)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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