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들의 대구국제공항 국제선 노선 확충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6일 대구시와 LCC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은 지난 9월1일 대구~일본 후쿠오카 노선을 같은 날 동시 취항한데 이어 다음달에만 일본·중국·동남아시아에 5개 정기노선을 잇따라 신규 취항한다. 양 항공사의 ‘기 싸움’ 속에 올 연말 대구공항의 국제선 운항편수는 12개 노선, 주 168편(주 84회)으로 연초 대비 3배 이상 늘어나는 등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무주공산이던 대구공항에 국내 LCC 중 가장 먼저 국제선을 신설하며 ‘맹주’로 자리 잡으려는 티웨이항공과 영업망을 김해공항에서 같은 영남권인 대구로 확장하려는 에어부산이 대구공항에서 일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우선 티웨이항공은 다음달 13일과 15일 대구~홍콩, 대구~세부(필리핀) 노선 신규 취항에 잇따라 나선다. 대구~홍콩은 주 3회, 대구~세부는 주 5회 운항하며 모두 보잉 737-800(186~189석) 기종을 투입한다.
티웨이항공은 이로써 대구에서만 국내선인 제주를 포함, 일본 도쿄·후쿠오카·오사카, 대만 타이베이, 중국 상하이, 괌 등 모두 9개 국내외 노선을 운항하게 된다.
이에 맞서 에어부산도 다음달 중 대구공항에서 일본 오사카·삿포로,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싼야 등 3개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대구~싼야는 다음달 14일부터 주 2회, 대구~오사카·삿포로는 다음달 23일부터 매일 또는 주 3회 운항한다.
이로써 에어부산은 올 들어 6월 대구~제주, 9월 대구~후쿠오카 취항에 이어 대구에서만 5개 노선의 하늘길을 열게 된다. 에어부산은 모든 국제선 노선을 부산(김해공항)과 대구 등 영남권을 거점으로 취항하며 확실한 지역 항공사로서의 입지를 다진다는 구상이다.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은 “대구발 3개 노선 신규 취항을 통해 대구·경북 주민들에게 한층 편리한 여행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편리한 스케줄, 합리적 운임, 철저한 안전 운항으로 항공 편의를 높이겠다”고 취항 포부를 밝혔다.
LCC의 잇따른 신규 취항으로 올해 초 5개 노선, 주 50편에 불과하던 대구공항 국제선 운항편수는 올 연말 12개 노선, 주 168편으로 늘어나게 된다. 연간 대구공항 이용객도 200만명을 넘어 사상 처음으로 25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대구공항이 국제선 확충의 격전지가 된 것은 대구공항이 항공업계의 ‘블루오션’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천·제주·김해공항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대구 말고는 당분간 비행기를 띄울 곳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인바운드(입국)와 아웃바운드(출국) 수요 측면에서 대구공항이 아직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공항 주변 주민들의 동의로 대구공항의 커퓨타임(야간운항 제한시간)을 단축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공항의 커퓨타임은 자정~오전 5시로 김해공항(오후 11시~오전 6시)보다 짧다”며 “비싼 리스료를 주고 도입한 항공기를 하늘에 띄워야 하는 항공사 입장에서는 커퓨타임이 노선 확충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