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퍼블릭(대중제) 골프장은 예전의 퍼블릭이 아니다. 서비스와 코스관리가 회원제에 비해 떨어질 것이라는 인식을 그대로 갖고 있다면 옛날 골퍼라는 핀잔을 들을지도 모르겠다. 웬만한 회원제 못지않은 ‘명품 퍼블릭’들이 골퍼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는 요즘이다. 올가을 꼭 가봐야 할 퍼블릭 골프장 10곳을 골프전문 월간지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이 꼽았다. 18홀 퍼블릭 코스 141곳을 대상으로 골프업계와 학계, 코스설계가, 미디어종사자 등 각 분야 전문가 56인이 패널로 참여했으니 믿어볼 만하다.
다도해의 절경을 품은 경남 남해의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은 골퍼라면 누구나 한 번쯤 라운드를 꿈꾸는 퍼블릭의 끝판왕이다. 2013년 개장해 비교적 역사가 길지 않은 이곳은 남해안을 조망할 수 있는 본격 시사이드 코스다. 바다를 향해 불쑥불쑥 튀어나온 리아스식 해안을 그대로 살린 페어웨이가 특징이다. 천혜의 입지조건에 따른 심미성을 비롯해 리듬감, 코스관리 상태, 시설 등 4가지 코스 평가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평가위원으로 참여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통산 12승의 강욱순(50)은 “바닷가에 코스가 조성돼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아름다운 경관을 지녔다”며 “각 홀의 특징이 뚜렷해 계속 도전하고 싶은 코스”라고 평가했다.
경기 포천 베어크리크의 크리크 코스도 빼놓을 수 없다. 샷 밸류, 공정성, 안전성, 종업원의 친절 및 전문성 등 4개 평가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이 코스는 2008년 대대적인 리모델링 후 완전히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주변 운악산의 정기를 받은 듯 모든 홀이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평화롭고 포근하며 편안하다. 그러나 막상 코스 공략에 나서면 매 홀 변화무쌍하고 다이내믹한 모습으로 야수처럼 거칠게 변한다. 이러한 이중성이 골퍼들의 도전의식을 자극한다.
베어즈베스트청라는 한국여자오픈과 KPGA 투어 신한동해오픈 등 남녀 메이저급 대회를 꾸준히 유치하며 코스의 우수성을 공인받았다. ‘골프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자신이 설계한 전 세계 200여개 코스 중 27개 홀을 선정해 재탄생시킨 ‘레플리카 코스’다. 김재열 위원은 “코스 상태, 사회공헌도, 운영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한 골프장이다. 아무리 좋은 코스도 꾸준한 관리가 뒤따르지 않으면 순식간에 무너지고 마는데 베어즈베스트청라는 개장 후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루원상주는 능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앉혀진 코스이며 소나무숲에 위치한 강원 고성의 파인리즈는 동해안의 해풍과 만난 거대한 삼림욕장과도 같다. 4만톤 분량의 맥반석 모래를 27홀 전체에 사용해 잔디의 생육을 천연적으로 극대화한다.
국내외 각종 토너먼트 대회를 개최하는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오션코스는 전통 및 기여도 부문에서 최고점을 받았으며 전남 여수 앞바다와 접한 여수경도는 세계 100대 코스인 밴돈듄스의 설계자 데이비드 맥레이 키드의 작품이다. 송호골프디자인그룹의 송호씨가 루트플랜을, 권동영골프디자인연구소의 권동영씨가 조형설계를 책임진 강원 춘천 더플레이어스, 편백나무·소나무·왕벚나무·백일홍·철쭉 등 사계절 수려한 조경이 눈을 호강시키는 전남 장흥 JNJ도 명품으로 불릴 만하다.
충남 당진의 파인스톤은 폐염전 위에 양질의 흙이 투입돼 조성된 골프장이다. 확 트인 페어웨이가 일품이며 홀마다 강약 조절을 요구하는 코스 공략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최근 수억 원을 투자해 조명 점검과 개보수를 마쳤다. 최근 2년 내에 개장한 신설 코스를 대상으로 한 5개 뉴 코스에는 페럼·라비에벨·해운대비치·샤인데일·골프존안성H가 선정됐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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