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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중 성폭행 피해여성 치료…평화에 헌신한 인술

'13회 서울평화상'에 무퀘게 민주콩고 판지병원장

작년까지 4만8,000여명 돌봐

심리상담은 물론 재활·자립 지원

문자교육·직업훈련·소액대출도

내전종식 국제사회 관심도 호소

"상처받은 이 치유 노력할 것"

제13회 서울평화상 수상자 드니 무퀘게. /서울평화상 제공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내전 중 성폭행을 당한 여성들을 치료하고 국제사회에 평화 노력을 촉구해온 산부인과 의사가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서울평화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권이혁)는 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최종 심사위원회 회의를 개최한 결과 드니 무퀘게(61·사진) 민주콩고 판지병원장을 제13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민주콩고에서 태어난 무퀘게 원장은 임산부 치료를 위해 지난 1999년 고향 부카부에 판지병원을 설립했다. 그러다가 내전 과정에서 반군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여성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성폭력 피해 치료에 집중해 지난해까지 4만8,000여명의 성폭행 피해 여성을 치료했다. 또 피해 여성들이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고 재활, 자립할 수 있도록 심리 상담과 읽기·쓰기 교육, 직업 훈련, 소액대출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무퀘게 원장은 반군이 세력 확장 차원에서 자행하는 성폭력 중단을 위해 국제사회가 민주콩고의 내전 종식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해왔다. 2012년 9월 유엔에서 반군 세력 처벌을 촉구하는 연설을 한 뒤에는 무장괴한에게 암살 시도를 당해 가족과 함께 유럽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판지병원 운영이 어려움을 겪자 다시 민주콩고로 돌아왔고 현재도 매일 20여명의 환자를 직접 진료하고 있다.

서울평화상 심사위원회는 “성폭행을 전쟁 도구로 활용하는 부도덕한 전쟁의 피해자들을 치료해 여성과 아동의 인권 신장에 기여했다”며 “내전 종식을 위해 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시키고 관련자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등 진정한 용기를 보여줬다”고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제13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1일 선정된 드니 무퀘게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판지병원장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무퀘게 원장은 내전 중 성폭행을 당한 여성 수만 명을 치료하고 국제사회에 평화 노력을 촉구해온 공로로 상을 받게 됐다. /사진제공=서울평화상




무퀘게 원장은 “지구상에서 평화와 화해를 추구하고 또 상처받은 사람들을 치유하는 데 끝까지 헌신할 것”이라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고 심사위원회는 전했다.

이런 공로로 무퀘게 원장은 2008년 프랑스 정부 특별인권상과 유엔 인권상, 2009년 올해의 아프리카인상, 2014년 유럽의회가 수여하는 사하로프인권상 등을 받았으며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거론돼왔다.

국내의 각계 인사 14명으로 구성된 서울평화상 심사위원회는 전·현직 국가원수급 인사를 비롯해 그동안 추천받은 정치·경제·종교·언론·문화·학계의 인물과 단체 등 여러 후보를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해왔다. 서울평화상은 동서 화합과 평화 분위기를 고취한 서울올림픽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고 격년제로 시상한다. 한국인 최초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12년 상을 받았고 가장 최근인 2014년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무퀘게 원장에 대한 시상식은 다음달 6일 서울에서 열린다. 무퀘게 원장에게는 상장과 상패, 20만달러의 상금이 수여될 예정이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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