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우승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축구황제 펠레뿐만이 아니었다. 멤버 구성에서부터 전통 강호들에 뒤졌다. “포르투갈은 이번에도 우승이 어렵다. 독일이 우승 후보”라는 대회 직전 펠레의 전망이 이번에는 들어맞을 것 같았다. 하지만 11일(한국시간) 끝난 2016유럽축구선수권(유로2016)에서 최후 승자는 포르투갈이었다. 독일은 프랑스와의 4강에서 탈락해 ‘펠레의 저주’는 현실화했고 펠레가 콕 찍어 우승후보에서 배제한 포르투갈은 유로 첫 우승 역사를 쓰며 상금 2,550만유로(약 322억9,000만원)를 거머쥐었다.
포르투갈은 프랑스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벌어진 프랑스와의 결승에서 연장 끝에 1대0으로 이겼다. 12년 전 홈에서 열렸던 유로2004에서 그리스에 져 준우승했던 포르투갈은 메이저대회(월드컵·유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조 3위로 16강에 턱걸이했으나 강팀들이 대진표 반대쪽에 쏠리는 행운도 따랐다.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결승에서 왼쪽 무릎을 다쳐 전반 25분 만에 교체됐다. 들것에 실려가며 눈물을 주체하지 못 했던 호날두는 후반 4분 에데르의 오른발 중거리 결승골이 터지자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주장인 그는 종료 휘슬이 울리기까지 선 채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라이벌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메이저 트로피 없이 최근 은퇴를 선언한 반면 호날두는 일곱 번째 메이저 무대(월드컵 3회, 유로 4회)에서 득점 공동 2위(3골 3도움)에 오르며 6전7기에 성공했다. 유로 최다골 타이기록(9골)도 작성했다. 호날두는 “부상이라는 작은 불운이 닥쳤지만 동료들 덕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우승을 해냈다”며 감격해 했다.
유로2000 제패 이후 16년 만의 메이저 우승을 노렸던 개최국 프랑스는 41년 만의 포르투갈전 첫 패배를 하필 유로 결승에서 당했다. 포르투갈전 10연승을 달리던 프랑스다. 앙투안 그리에즈만이 6골로 득점왕에 올랐으나 결승에서는 조용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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