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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간 입장 조율할 컨트롤타워 없어...인상 안한다던 경유값 문제 갈팡질팡

알맹이 빠진 미세먼지 대책

친환경차 150만대 보급하고

노후차 폐차에 1,800억 지원

0215A04 미세먼지 특별대책 주요 내용 수정1




정부가 휘발유와 경유 등 에너지 상대가격의 합리적 조정 방안 연구에 착수함에 따라 내년 이후 경유값이 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애초 경유값 인상은 없다던 정부가 검토로 선회하면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1일 발표한 미세먼지 특별대책 세부이행계획의 경우 확정된 내용 없이 일부 일정만 나열해 알맹이 없는 대책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조세재정연구원 등 4개 국책연구기관은 우선 이달 중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 공동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환경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 관련 업계 입장, 국제 수준 등을 고려해 현행 에너지 상대가격의 조정 여부를 검토한다. 정부는 지난 2007년 제2차 에너지세제개편에서 100대70대53이던 휘발유·경우·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을 100대85대50으로 조정한 후 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 6월에 공청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경유값 인상 논의를 한다는 구상이다. 경유차는 최근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따라서 현재 휘발유값의 85% 수준인 경유값을 90% 이상으로 올리자는 논의가 제기됐다. 환경부도 지난달 미세먼지 특별대책을 내놓기 전에 경유값 인상을 검토했다가 부처 간 이견 및 여론의 반발로 접은 바 있다.

환경부의 입장 변화는 국회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서민증세’라고 반대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휘발유·경유·LPG 등 3대 에너지에 대한 상대가격 조정 논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더민주는 휘발유값과 경유값의 비율을 100대90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후 경유차를 폐차하고 신규 승용차를 구매할 경우 개별소비세를 6개월간 70% 감면하는 정책에 대해서도 경유차 줄이기 정책과 상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유차·휘발유차 구분 없이 신차는 모두 지원이 되기 때문이다. 즉 휘발유 가격 대비 여전히 저렴한 경유의 경제성을 고려할 때 오히려 경유차 구매를 촉진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브리핑 장소에 기획재정부 관계자가 참석했음에도 오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 보급에 3조원, 충전 인프라에 7,600억원,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에 1,800억원 등 약 5조원 투자라는 발표문 뒤에는 예산당국과 협의해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명확한 로드맵이 마련되지 않았고 앞으로 축소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발표 과정도 협의 과정에서의 부처 간 힘겨루기를 보듯 오락가락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브리핑을 무기한 연기한다는 내용을 언론에 통지했다가 이날 오전에 다시 브리핑을 확정하는 등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컨트롤타워가 없어 혼선만 일어나는 것이다.

특히 발표안을 뜯어 보면 가장 예민한 사안인 석탄 화력발전소 미세먼지 저감 방안은 이달 중 확정으로만 담겼다. 정부는 △노후 석탄발전 10기 폐지, 대체건설, 연료 전환 등 처리 △기존 석탄발전소 대대적인 성능 개선 △자발적 협약으로 배출량 감축 유도 방침을 밝혔지만 큰 방향만 잡아놓았을 뿐 세부적인 계획은 찾아볼 수 없다.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제도 시행 방안도 이달 중 확정, 범부처 합동 미세먼지 기술개발 종합계획 9월까지 마련 등 대부분이 세부적인 내용 없이 일정만 나열된 것에 그친다.

익명의 한 전문가는 “개별부처 간 입장이 상반된데다 대통령의 주문으로 급하게 특별대책을 마련하면서 컨트롤타워 부재가 느껴지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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