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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소셜경매...진화하는 공연 예매채널

관람권+사은품 패키지 판매

경매선 고객이 티켓값 결정

"마니아 외 일반관객 늘리고

작품에 대한 관심도 높이자"

공연계 티켓 예매창구 다변화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는 지난 5일 TV 홈쇼핑을 통해 주연 배우인 가수 박시환(앞줄 왼쪽)이 출연한 가운데 공연 예매권과 OST가 담긴 스페셜 패키지를 판매했다./사진=라이브(주)




지난 5일 새벽 2시, 국내 한 TV 홈쇼핑 방송에 가수 박시환과 뮤지컬 배우 손유동이 출연했다. 쇼 호스트의 진행 속에 두 사람은 간단한 인터뷰와 노래 공연을 선보였다. 두 남자가 이날 음악 방송이 아닌 홈쇼핑에 등장한 이유는 자신이 출연하는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 공연 티켓 판매를 위한 이른바 ‘홈케이스(홈쇼핑+쇼케이스)’ 때문이다. 이날 판매된 스페셜 패키지는 시중 판매가보다 저렴한 티켓은 물론 뮤지컬 OST와 엽서 세트도 함께 제공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 관람 일자와 좌석을 지정하는 게 전부였던 공연 예매 방식과 창구가 다변화하고 있다. TV 홈쇼핑에서 관람권을 판매하는가 하면 관객의 경매로 티켓 가격을 결정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공연계에선 특정 대형 사업자를 통한 티켓 예매와 별개로 일부 좌석에 한해 새로운 판매 시스템을 가져가며 다양한 방식의 마케팅으로 관객 확대를 꾀하고 있다.

연극 ‘지구를 지켜라’는 샤이니 키 출연 1회 차 분 티켓 100장을 경매 커머스를 통해 판매했다./사진=올윈


뮤지컬 ‘헤드윅’과 연극 ‘지구를 지켜라’는 최근 한 경매 전문 소셜 커머스 올윈을 통해 티켓 일부를 팔았다. 헤드윅은 변요한 회차 R석 관람권 100장을 판매했는데, 5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R석 정가인 9만 9,000원과 같은 가격이 최종 낙찰가가 됐다. 이 경매는 일정 가격 범위를 정해놓고 입찰자가 해당 범위 내에서 원하는 가격을 써 내도록 한다. 최고 입찰가 순으로 낙찰 인원을 추린 뒤 이 중 가장 낮은 입찰가를 최종 티켓 가격으로 매기게 된다. 일부 암표 사이트에서 인기 공연일수록 티켓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과는 달리 표 정가를 경매 가능 최고가로 제한해 가격 거품을 방지하는 것이다. 연극 ‘지구를 지켜라’의 키 출연 2회차 분 티켓 200장에 대한 경매는 718명이 몰려 7대 1의 경쟁을 보였고, 최종 가격은 5만 5,000원(경매가 범위 2만 7,500원~5만 5,000원)에 책정됐다. 이정갑 올윈 대표는 “고객은 티켓 가격을 본인이 원하는 수준에서 결정할 수 있고, 기획사는 수요 예측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어서 양쪽에서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공연 예매방식의 변신엔 이유가 있다.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마니아뿐 아니라 일반인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에서 홈쇼핑 출연을 기획했다”며 “방송에 출연한 두 배우도 신선하고 재밌는 경험을 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해당 홈쇼핑은 앞서 가수 루시드폴의 음반을 판매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작품 자체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점 또한 홈쇼핑과 경매를 통한 티켓 판매의 장점이다. 한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기존의 티켓 예매 사이트는 거대한 진열대와 같아 중소형 공연이나 스타 배우가 출연하지 않으면 좋은 자리에 노출될 기회가 적다”며 “오롯이 우리 작품에 집중해 홍보가 되고, 관객도 가격이든 사은품이든 해당 플랫폼에서만 제공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은 기존 주요 예매 사이트의 시장 지배력이나 관객 인지도가 공고한 만큼 특정 공연의 이벤트성 티켓 판매 이상으로 확대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포털사이트 네이버도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네이버 페이’를 활용해 공연 예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공연을 검색하는 이용자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공연 검색 결과 아래 바로 예매로 연결되는 ‘N예매’ 버튼을 만들고, 별다른 개인 정보 입력 없이 미리 충전한 네이버 페이로 손쉽게 결제하도록 했다. 아직은 ‘N예매’가 적용되는 공연이 많지 않지만, 접근성이 높은 플랫폼인 만큼 네이버를 통한 공연 예매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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