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서울로, 한국을 넘어 아시아와 미국까지 꿈꿉니다.”
5년의 담금질을 거쳤기 때문일까. ‘서울 입성’을 앞둔 연출·출연진의 포부는 당찼다.
지난 2010년 제작돼 대구·중국에서 먼저 작품성을 인정받은 창작뮤지컬 ‘투란도트’가 오는 2월 17일 서울에서 베일을 벗는다. 대구시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공동제작한, ‘메이드 인(made in) 대구’ 뮤지컬이 당당히 서울에 입성하는 것.
‘투란도트’의 프로듀서인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며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를 소재로 골랐고, 오랜 시간 작품을 발전시켜왔다”며 “5년의 작업 끝에 ‘이제 서울에서도 선보일만하다’라는 자신감으로 이번 공연을 추진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투란도트는 푸치니의 동명 오페라에서 스토리를 따와 뮤지컬로 만든 창작 작품이다. 아픈 가족사로 남자를 믿지 않게 된 공주 투란도트가 자신에게 구애하는 남자들에게 수수께끼를 내 죽이다 이웃 나라 왕자 칼라프를 만나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는 줄거리다.
지난 2010년 제작돼 지금까지 대구와 중국(상해·동관·항저우·닝보)에서 공연했고, 수차례 보완을 거쳐 완성도를 높여왔다. 지난해 대구에서 한달간 장기공연을 펼친 뒤 올해 작품 제작 5년 만에 서울에서 첫선을 보이게 됐다. 서울에서 제작·첫공연을 한 뒤 지방으로 투어에 나서는 통상의 뮤지컬과는 상반된 행보다.
배 위원장은 “중국에서 공연도 했고, 현재 장기 공연 러브콜도 받고 있을만큼 작품에 대한 자신감도 크다”며 “‘지역에서 올라온 작품’이 아닌 당당한 창작뮤지컬로 많은 기대를 해달라”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서울을 넘어 한국과 아시아, 더 나아가 미국 브로드웨이 공연까지 꿈꾸고 있다”며 “서울 무대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후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작품을 향한 배우들의 애정도 남다르다. 초연부터 출연 중인 칼리프 왕자 역의 이건명은 “5년 전 제의를 받았을 땐 사실 ‘하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의리와 정이 앞섰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5년간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을 함께 하면서 정말 행복했고, 그래서 이번 공연 역시 고사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타이틀 롤을 맡아 뮤지컬에 데뷔하는 가수 알리도 “겉으론 강인하지만 내면엔 깊은 슬픔과 여린 마음을 지닌 투란도트가 실제 나의 모습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투란도트를 하며 내 개인적인 고민도 많이 해소됐다”고 첫 작품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서울 공연은 개막 전까지 보완작업을 진행해 투란도트와 칼라프의 듀엣 넘버, 칼라프의 솔로곡 등 새 음악을 추가 제작한다. 잔인한 유희를 즐기는 ‘얼음 공주’ 투란도트 역엔 뮤지컬 배우 박소연과 가수 리사·알리가 캐스팅됐고, 투란도트에게 구애를 결심하는 칼리프 왕자는 이건명·정동하·이창민이 맡았다. 2월 17일~3월 13일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송주희기자 ssong@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