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미공개 정보 이용한 한투운용 압수수색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이진동 부장검사)는 2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신탁운용 사무실 등 자산운용사 몇 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들 자산운용사가 한미약품의 호재성 미공개정보를 미리 듣고 대거 수익을 얻는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이날 전격 압수수색한 알려졌다. 회사가 발표하기 전 입수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겼는지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검찰이 현재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7,800억원대의 기술수출계약 등 한미약품에 대한 미공개정보가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자산운용사로 흘러들어 불공정거래에 이용됐는지다. 한미약품은 올해 3월18일 미국 다국적 제약회사 '일라이릴리'와 자사가 개발 중인 면역 질환 치료제 'HM71224' 개발과 상용화에 대한 라이선스 및 협력계약을 맺었다. 개발에 성공할 경우 계약금과 기술료(마일스톤)만 해도 7,800억원가량에 달하는 단일 기술수출계약으로 국내 제약회사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당연히 주가 급등이 점쳐지는 내용이었는데 주가는 수출계약 소식이 알려지기 전부터 뛰기 시작했다. 발표 엿새 전인 3월12일 별다른 호재성 공시 없이 상한가를 기록하고 거래량도 평소의 10배에 달했다. 이후 주가는 7거래일 만에 70% 이상 치솟았다.

이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조사에 나섰고 그 결과 한미약품 내부정보를 빼돌린 A씨와 해당 정보를 듣고 기관투자가들에게 전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B씨를 적발해 지난달 말 검찰에 수사를 통보했다. B씨는 수십 명의 펀드매니저에게 호재성 정보를 미리 알려 한미약품의 주식을 사들이게 했다. 이 기간 기관투자가의 한미약품 거래금액만 수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미공개정보 이용으로 얻은 수익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