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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훈 대성글로벌 회장
입력2003-06-03 00:00:00
수정
2003.06.03 00:00:00
박연우 기자
“고부가가치 사업 전개를 통한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영화산업에 진출했다. 아울러 게임 공연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산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그래서 영화 공연분야 경험이 있는 좋은 사람을 구하고 있다. 우리 그룹과 코드가 맞는 좋은 스탭들과 좋은 문화사업을 펼치고 싶다”
지난달 28일 영화산업 진출을 발표한 에너지 전문 기업인 대성그룹 글로벌 에너지네트웍(이하 대성글로벌)의 김영훈회장은 최근 서울 관훈동 사무실에서 만난 자리에서 “`심청전`의 심청이가 술판을 벌려 아버지를 찾듯이 우리도 젊은 유망한 영화인들이 작품활동을 활발히 하는데 문이 열려있음을 많이 알리고 싶다”고 피력했다.
대성 글로벌은 계열 창업투자사인 바이넥스트 하이테크를 통해 에그필름(대표 지영준)의 영화 `올드보이`와 기획시대(대표 유인택)의 `아빠하고 나하고`에 각각 3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8월말까지 총 120억원의 영화 투자펀드를 조성, 선정성과 폭력성을 배제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진실된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을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펀드 운영팀은 김영훈 회장 그리고 벤처 캐피탈 출신의 김지웅씨를 팀장으로 지영준대표와 유인택 대표가 매니지먼트를 해 나간다. 대성글로벌은 여기에 2,3명의 스탭을 더 보강해 문화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성글로벌의 영화진출은 지난해 대작들의 흥행 실패와 경기 침체로 인한 영화 투자 축소등으로 침체된 충무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동종업계서는 보수적인 기업중의 하나가 부침이 심한 영화산업 진출에 의아해 한다. 에너지 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대성글로벌은 차근차근 사업을 키워온 결과 지난 IMF때도 무풍지대로 잘 알려진 탄탄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김회장은 “삼성이나 대우등의 대기업 진출로 인해 영화가 산업화의 길을 걸었고 그러면서 엄청난 거품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분위기가 매우 가라앉아있고 그에따라 많은 제작사들이 투명한 경영을 펼치면서 사업다운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투자의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한 작품에 100% 투자보다는 일부 투자와 배급이 결정된 작품들에 부분 투자를 하는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하면서 한쪽의 실패가 있더라도 다른쪽에서 카버할 수 있는 장치를 펼칠 것이다”고 덧붙였다. “모험적이고 실험적인 투자는 피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좋은 소설을 일고 싶을 때 소설을 쓴다`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소설가 출신 총리 벤저민 디즈레일리의 말을 빌려 “`사운드 오브 뮤직`같은 일본의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란`등의 좋은 영화를 보고 싶다는 젊었을때의 욕구가 영화산업 진출의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류 열풍을 타면서 예쁜 우리 여배우들이 동남아 관객들의 인기를 얻으면서 우리 문화가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할리우드가 미국의 무역역조를 개선하고 전세계에 미국적 가치를 전파했듯이 우리의 감성과 정신을 담은 영화를 통해 우리나라가 동북아 중심국가로 자리잡는데 촉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회장은 개인적인 영화 취향에 대해 “역사와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러브스토리다. 선정적 로맨틱이 아니라 가족간의 사랑, 국가에 대한 충성, 친구간의 우정 등의 진실되고 본질적인 사랑이다”면서 “`춘향전`을 가장 좋아하는데, 앞으로 이 작품을 현대화 시킬 계획이다”면서 “이 작품을 현대화시킬 수 있는 작가라면 누구나 만나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행정학, 경영학, 경제학, 신학 등 다양한 학문을 섭렵한 김회장은 7년전 취미로 시작한 국궁이 수준급이다. 전경련 동북아 특위 위원이기도 한 김회장은 몽골 명예영사 직함도 갖고 있는데, 몽골 대사관 사람들과 함께 활 쏘기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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