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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는 '소음과의 전쟁' 중

용인 중앙연구소에 40억 들여… 업계 최고수준 무향실 만들어

소음 확 줄인 제품연구 구슬땀… 차세대 타이어 개발도 한창

9일 경기도 용인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무향실에서 연구원들이 자동차에 장착된 타이어의 소움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제공=금호타이어

사방 가득 노란색 흡음재가 붙어있는 무향실로 들어서자 귀가 먹먹해진다. 플로팅 플로어(Floating Floor) 구조로 이뤄진 바닥면은 건물과 완전히 분리돼 외부 진동이 전혀 전해지지 않는다. 오로지 차량에 장착된 타이어가 지면과 맞닿으며 발생하는 공명음만 마이크를 통해 전달되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9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에 마련된 무향실에서는 연구원들이 '소음과의 전쟁'을 펼치고 있었다.

친환경차로 꼽히는 전기차에 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해 일부러 소음을 일으킬 만큼 최신 자동차들은 점점 더 조용해지고 있다. 한층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조금 더 조용한, 연비 좋은 타이어를 개발할 수밖에 없다.

소음과 연비는 상충될 수밖에 없다. 연비를 높이려면 표면이 매끈한 타이어를 장착하면 된다. 하지만 여름이면 비, 겨울에는 눈이 내리는 국내 기후 특성상 각기 다른 홈이 파진 타이어를 제작할 수밖에 없다. 타이어의 홈과 지면이 맞닿으면서 발생하는 소음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금호타이어가 최근 40억원을 투자해 업계 최고 수준의 무향실을 만든 것은 연비는 높이면서 소음을 줄일 수 있는 타이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출시한 공명음 저감 타이어(K-Silent Tire)도 끊임없는 연구의 성과다. 이종식 금호타이어 선임연구원은 "저소음 타이어는 타이어의 바닥면과 도로 노면이 접촉하면서 타이어 내부 공기 진동으로 발생하는 소음(공명음)을 감소시킨 것"이라며 "타이어 내부에 폴리우레탄 폼 재질의 흡음재를 부착해서 타이어의 공명 소음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주행성능이나 제동력은 기존 제품과 같으면서 공명음은 4.5㏈ 감소시켰다. 이 연구원은 "운전자가 느끼는 타이어 소음이 전체적으로 8% 줄어든다"며 "기아차 K9, BMW 7시리즈, 재규어 XJ 등 최고급 세단에 적용된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의 공명음 저감 타이어는 고성능 프리미엄 타이어인 '마제스티 솔루스' 제품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마제스티 솔루스' 제품을 기반으로 저소음 타이어는 물론 타이어 펑크로 인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실란트(Sealant) 타이어(자가봉합 타이어)'도 출시했다"며 "자동차 메이커들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타이어는 물론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스마트 타이어' 개발도 함께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1,000억원을 들여 만든 중앙연구소에서는 국내외 600여명의 전문 연구인력이 업계 최고의 슈퍼컴과 최첨단 물리시험 설비, 화학시험 및 기기분석 설비, 특성연구 시험설비 등을 활용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장경준 연구기술본부 팀장은 "타이어 개발을 위해 화학실험과 물리실험을 포함해 총 210여 가지 실험이 단행된다"며 "궁극적으로 무인자동차 시대에 맞는 타이어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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