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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카다피가 장악"…반정부 무장세력 2차 진격 준비
입력2011-02-27 17:40:22
수정
2011.02.27 17:40:22
신경립 기자
[혼돈의 리비아] '피의 주말' 후 트리폴리<br>유혈 참사이후 친정부 세력 탱크등 동원 순찰<br>일각 "타주라등 일부지역 시위대에 넘어갔다"<br>벵가지선 과도정부 구성·카다피 측근 이탈 가속
예고됐던 대로 지난 25일(현지시간)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반정부 세력의 대규모 시위와 카다피 세력의 무차별 총격진압으로 사상자가 대거 발생하며 도시를 핏빛으로 물들였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지지하는 친정부 세력이 시위대는 물론 일반 시민들을 향해 기관총을 난사하고 고사포를 쏘는 참극이 휩쓸고 간 트리폴리는 여전히 카다피의 장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신들은 대규모 유혈극 이후 반쯤 폐허가 된 트리폴리시내로 친정부 세력의 탱크와 4륜구동 차량 등이 순찰을 돌며 반정부세력은 집 안으로 몸을 숨긴 채 숨을 죽이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하지만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 '포스트-카다피'에 대비한 과도정부가 구성되고 카다피의 친아들이 반군 세력에 휴전을 촉구하는 등 본격적인 국제제재로 카다피 정부의 고립이 심화하는 가운데 리비아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리비아 동부를 장악한 반정부 무장세력이 트리폴리로의 파병을 준비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와 함께 트리폴리 '2차 봉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7일 AFP통신 등 외신들은 시위세력과 친정부 세력 간 참혹한 유혈충돌 끝에 수도 트리폴리에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 와중에 카다피는 25일 트리폴리 그린광장에 모습을 드러내 지지세력을 향해 "(시위대에) 복수하고 국가를 수호하라"고 촉구하며 지지자들의 전투 참여를 위해 무기고를 개방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트리폴리 일부 지역이 반정부 세력에 넘어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카다피 보안대가 수도 트리폴리 일부 지역을 사실상 방치, 동부 타주라 지역 등이 반정부 세력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반군들은 이들 지역에 콘크리트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다피 측근의 이탈도 가속화하고 있다. 앞서 이집트 관영 뉴스통신 메나(MENA)는 카다피의 사촌이자 측근인 아흐메드 카다프 알-담이 모든 공직에서 사임하면서 카다피 정부에 "대학살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으며 압둘 라흐만 알-압바르 리비아 검찰총장도 25일 사임서를 제출하고 국민들 편에 가담할 뜻을 밝혔다. 카다피의 총애를 받으며 그의 전담 간호사로 수년간 그의 곁을 지켰던 우크라이나 출신 갈리나 콜로트니츠카 역시 리비아를 떠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카다피의 고립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리비아 제2도시인 벵가지에서는 카다피 퇴진 이후에 대비한 과도정부가 꾸려졌다. 알자지라 방송 등은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이 26일 벵가지에서 과도정부를 구성했으며 여기에는 시위세력이 장악한 미스라타와 자위야 등 서부 도시 대표자와 군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도정부는 3개월 뒤 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새 지도자를 선택할 때까지 존속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트리폴리에 고립된 카다피 지지세력과 리비아 대다수를 장악한 반정부 시위세력이 평행선을 이어가면서 리비아 내전에 대한 우려는 날로 고조되고 있다. 카다피의 차남인 사이프 알 이슬람은 26일 알아라비야TV와의 회견에서 "리비아가 내전으로 향하는 길이 활짝 열려 있다"며 반정부 시위대에 휴전을 촉구했다. AFP통신은 앞서 보도된 바와 달리 아프리카 출신 용병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목격자의 증언과 함께 "이는 리비아 국민들 간 내전 리스크가 크다는 점에서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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