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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점은 물론 대형서점까지 줄줄이 폐업으로 몰고 간 '서점 붕괴' 현상이 온라인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서점 5위를 달리던 대교리브로(libro.co.kr)가 업계 경쟁에 밀려 다음 달 문을 닫기로 최종 결정됐다. 지난 1997년 국내에 온라인 서점이 처음 등장한 이래 '빅5' 안에 들던 곳이 문을 닫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1년 도서 유통 사업을 시작한 리브로는 2009년에 연매출이 315억 원에 달해 국내 온라인 서점 가운데 5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규모가 큰 회사였다. 하지만 출판계의 불황에 온라인 할인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해 매출이 300억원을 웃돌았음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면치 못해 결국 사업 철수를 결정하게 됐다.
◇온라인서점 상승세 꺾여= 한국출판연감 통계에 따르면 인터넷 서점의 시장 점유율은 2002년 9.7%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0년에는 39%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상승세는 꺾였다. 4대 온라인 서점인 예스24와 교보문고, 인터파크, 알라딘의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5%가량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하반기 통계까지 살펴봐야 하겠지만 이제는 인터넷 서점도 동네 서점처럼 경쟁에서 밀려 '시장 퇴출'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대교리브르의 폐쇄 결정을 두고 한국출판영업인협의회 정해운 회장은 "온라인 서점도 시장에서 '정리 해고'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본다"며 "서점끼리 할인 경쟁이 심해지면서 책을 한 권 팔아도 적자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제살 깎기 과열경쟁 탓=오프라인에 이은 온라인 서점의 붕괴는 서점 간 과열경쟁에 따른 '책값 할인'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른바 '동네서점'으로 불리던 영세서점들은 경기침체의 가속화와 함께 온라인 서점의 급성장, 대형 유통매장의 서점사업 가세 등으로 인해 2008년을 기점으로 줄줄이 폐업하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시장의 몰락 이후에도 온라인 서점의 '책값 할인' 과열경쟁은 멈추지 않았다. 또 이와 함께 온라인 서점 간 경쟁에 따른 부작용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특히 이달 초에는 온라인 서점들이 출판사로부터 광고료 형식의 돈을 받고 '화제의 책' 같은 코너에 특정 책을 소개해 온 관행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거액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오프라인 서점에 이어 온라인 서점도 이제 '병목 현상'이 시작된 것"이라며 "출판계 불황과 유통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가 겹치면서 지식 산업이 점점 '생존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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