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전날 6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한 데 이어 24일 다음주부터 상임위원회를 본격 가동하겠다며 단독개회 의지를 재확인, 야당의 국회 등원을 거듭 압박했다. 다만 한나라당은 26일 회기 시작과 함께 본격화될 국회 파국을 막기 위해 야당과 원내대표단 간 물밑대화를 계속 이어가는 조율의 끈은 놓지 않기로 했다. 단독개회 강행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지속적으로 대화를 해나가는 '강온 양면 작전'을 펼치겠다는 속내다. 일단 한나라당은 단독 개회의 정당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청와대 거수기'와 '거대 여당의 횡포' 등 거센 비난 속에서 열릴 임시국회에서 쟁점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사전 포석인 셈이다. 그러면서도 단독 국회 소집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면서 민주당 책임론을 거듭 내놨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소수폭력과 국회 점거농성을 상습적으로 하는 비민주적 정당"이라면서 "한나라당은 국민의 안위와 민생을 위해서라면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며 단독개회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26일 회기 시작에 이어 오는 29일 전 상임위 소집 등을 통해 비정규직법ㆍ미디어법ㆍ금융지주회사법ㆍ공무원연금법 등 이른바 '긴급 민생법안'의 처리 수순을 밟아갈 예정이다. 그러나 단독으로 국회를 개회한 데 따른 일각의 비난을 비롯, 입법대치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이번 국회 회기 중 비정규직법 등 시급한 민생법안은 처리하되 미디어법의 경우 밀어붙이기보다 융통성을 갖고 대응할 방침이다. 쟁점 미디어법에 대해 한발 물러서 여야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바는 다 빼겠다"면서 "미디어법은 문방위에서 충분히 협상할 수 있다"고 핵심 쟁점사안에 대한 양보의사를 밝혔다. 이는 민주당의 '5대 선결조건'에는 선을 긋되 미디어법에 대해서는 유화책을 내세움으로써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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