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 통상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회의를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 EU와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치면 전세계 GDP의 3분의1에 육박한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최대 자유무역지역이 탄생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내년 봄부터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보도했다.
재정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EU와 경제 전반에 걸쳐 활력을 잃은 일본은 이번 FTA 협상을 통해 경기 확장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카렐 데 휘흐트 EU 통상 담당집행위원은 “일본과 FTA를 통해 EU 전체의 GDP가 1% 늘어나고 일자리 40만개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최근 중국과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일본 역시 시장 확대가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EU의 자동차 업체들은 이번 FTA 협상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타결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들은 일본산 자동차에 관세를 물려 현재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자동차산업은 EU 경제를 떠 받치는 기둥”이라며 “일본과의 FTA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컨설팅업체인 딜로이트는 EU와 일본의 FTA가 성사될 경우 오는 2020년까지 일본의 자동차 수출이 44만3,000대 늘어나는 반면 EU의 수출은 7,800대 느는데 그칠 것이며 EU 역내에서 최대 7만3,000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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