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최대 모기지대출업체인 커먼웰스은행(CBA)이 전세계적인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영국 핼리팩스뱅크오브스코틀랜드(HBOS)의 호주법인인 뱅크웨스트를 15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해 눈길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CBA가 HBOS의 보험 및 자산운용 자회사인 세인트앤드루스도 인수할 방침으로, 총 인수금액은 28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8일 보도했다. 호주의 자산운용사인 와이트 펀드매니지먼트 사의 앵거스 글러스키 고문은 "자금이 풍부한 은행이 싼 값에 좋은 거래를 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런던 증시에서 뱅크웨스트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CBA가 저가 인수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했다. CBA는 웨스트뱅크 인수를 통해 자국 서부지역에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을 전망이다. 뱅크웨스트는 호주 서부 지역에 120여개의 지점과 252억 달러 규모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 호주 서부지역은 금ㆍ철광석 등이 풍부, 전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 덕에 호주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여온 곳이다. CBA는 또 지금까지 유력한 경쟁자였던 웨스트팩 뱅킹그룹 등을 제치고 호주 모기지 시장의 선두주자 자리를 확고히 하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CBA의 웨스트뱅크 인수가 전세계적인 부실자산 매입 붐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영국 최대 모기지대출업체인 HBOS는 주택시장이 붕괴하자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90% 가까이 폭락하는 등 고전을 거듭해왔다. HBOS는 결국 지난달 영국 정부의 중재 하에 로이즈TSB에 합병되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지만, 전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두 은행 모두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한편 커먼웰스은행은 호주 3위 보험사인 선코프-멧웨이와의 인수협상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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