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OECD에 따르면 한국의 3월 기준 경기선행지수(CLI)는 102.0으로 2010년 4월(102.1) 이후 3년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로, 재고순환지표·주가지수·장단기 금리차·제조업 경기 전망 등을 근거로 산출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적 국면이라는 뜻이다.
이 지표가 들어맞으면 한국의 경기회복세는 올 하반기로 갈수록 강해지게 된다.
한국의 3월 OECD 경기선행지수는 전월과 비교해서는 0.2포인트 높아졌으며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 지수는 38개국 가운데 슬로베니아(102.8), 스페인(102.5), 에스토니아(102.1)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경기 둔화를 겪고 있는 중국은 작년 9월 99.3에서 6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어 올해 3월 지수가 98.7까지 떨어졌다.
미국 지수도 작년 10월 100.5까지 높아졌다가 최근 99.6까지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올해 2분기 정도부터 저조해진 경기 회복세가 3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OECD 전체 평균은 100.1로 전월의 100.2보다 소폭 낮아졌다.
긍정적 신호가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경제 상황을 둘러싼 정부와 민간연구기관의 전망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5월 그린북(최근 경기동향)에서 “생산·소비·건설투자 등 실물지표가 월별로 등락을 보이는 가운데에서도 전반적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이 보인다”며 “작년 4분기의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유가와 주택 등 자산시장 회복이 점차 소비·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져 향후 경기 회복의 긍정적 신호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4월 신용카드 승인액이 큰 폭(15.3%)으로 뛰었고 백화점 매출액도 증가세(1.5%)로 돌아서는 등 내수부분에서는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8월·10월 단행한 기준금리 인하와 저유가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고 있으며, 부동산·주식시장 활기도 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게 정부 평가다.
정부와 각 기관의 경기 판단을 가르는 것은 수출에 대한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5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관련 지표가 내수의 점진적 개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수출 부진이 지속돼 경제 전반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부와 한국은행은 경기 회복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수출 상황이 워낙 좋지 않다”며 “수출이 지지부진하니 내수로의 파급 효과가 약해져 경기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 판단이 어려워지자 한국금융연구원은 이번 주로 예정됐던 수정 경제전망 발표를 다음 달 중순으로 미뤘다.
임진 금융연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이달 말 발표되는 4월 산업활동동향이 1분기까지의 추세와는 다르게 호전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4월 경제지표에는 작년 4월 있었던 세월호 참사 영향이 반영되기 때문에 불규칙한 요인을 제거하고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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