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1위 맥주회사인 벨기에의 인베브가 버드와이저를 만드는 미국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를 463억 달러 규모에 인수할 것을 제안했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호이저-부시는 성명을 내고 “인수제안이 회사 및 주주의 이익에 부합되는지 여부를 주의 깊게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인수작업이 성공하면 세계 맥주시장 점유율 25% 가량을 차지하는 ‘초대형 맥주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인베브는 지난 2004년 벨기에의 인터브루와 브라질의 암베브가 합병해 탄생한 회사다. 인베브는 벡스, 스텔라 아르투아라는 맥주 브랜드로 유명하며 세계시장 점유율 14%를 차지하고 있다. 안호이저-부시는 세계시장 점유율 11%로 세계랭킹 3위이며, 미국 시장의 48.5%를 점유하고 있다. 통신에 따르면 인베브는 안호이저-부시의 이날 종가에 11%의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65달러, 총 463억 달러를 제안했다. 이는 주류업계 인수ㆍ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인베브는 지난달부터 인수의향을 일부 언론 등 외부에 흘리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인수가격이 주당 70달러 선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협상의 관건은 안호이저-부시 이사회 멤버들을 움직이는 부시 가문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달렸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인베브가 안호이저-부시를 인수하려는 이유는 미국 맥주시장이 세계시장의 33%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큰데다 향후 성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베브는 유럽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해왔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브랜드간 시장 중복이 거의 없어 경쟁력이 높은데다 비용 절감 효과도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베브는 전세계 30여개국에서 130개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는데 미국 시장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크레딧스위스는 두 회사의 합병으로 마케팅, 유통, 관리 부문 등에서 연간 4억5,000만 달러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베브는 안호이저-부시 인수협상이 실패할 경우 SAB밀러를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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