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쟁한 외국사들을 제치고 해외에서 토목 분야 '프로젝트 관리 컨설팅(PMC)'사업을 국내 최초로 따낸 쾌거입니다."
삼안ㆍ서울시ㆍ한국도로공사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135억원 규모의 브루나이 PMB섬 인프라 개발 PMC사업을 수주한 조충영(사진) 평화엔지니어링 사장은 2일 "경쟁상대로 나온 세계적인 엔지니어링회사들보다 실적ㆍ지명도 모두 떨어졌지만 이슬람문화권 입맛에 맞는 사업제안서와 다년간 축적해온 설계 노하우로 수주에 성공했다"며 "토목 PMC시장에 우리나라의 존재를 확실히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보루네오섬 북부에 자리한 브루나이 본토와 PMB섬을 연결하는 다리ㆍ도로ㆍ상수관로를 설치하는 이번 공사에서 '평화 컨소시엄'은 설계, 시공사 평가, 시공 감리, 운영 및 유지관리, 컨설팅 업무를 수행한다.
이 사업의 입찰공고가 난 것은 지난해 11월. 조 사장은 곧바로 드림팀 구성에 착수했다. 도로ㆍ교량 설계는 평화엔지니어링의 주특기여서 자신이 있었고 공사 내용에 포함된 상수관로 부문은 우선 전문 설계업체인 삼안과 손을 잡기로 했다.
문제는 시설을 관리ㆍ운영할 파트너. 조 사장은 이 분야에서 가장 많은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한국도로공사와 서울시를 각각 도로ㆍ상수도 부문 관리 파트너로 선택했다. 그는 "설계 분야 기술력에 한국의 주요 기관이 참여, 신뢰성이 더해져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수주전은 올 1월 입찰서류를 제출한 뒤 시작됐다. 컨소시엄 담당자들은 수시로 한국과 브루나이를 오가며 사업제안서를 손보고 브루나이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는 데 힘을 쏟았다.
반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간 6월12일 평화 컨소시엄이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1일(현지시간) 양측은 계약서에 최종 서명을 마쳤다.
조 사장은 수주 성공 요인에 대해 "이슬람문화권이 신성하게 여기는 초승달과 샛별을 다리 설계에 반영해 큰 호응을 얻었다. 브루나이의 요구를 바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인 점도 그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부가가치가 높은 PMC시장을 적극 개척해 우리나라의 위상을 끌어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민간기업과 손을 잡고 첫 수주 성공 사례를 만든 서울시 또한 분위기가 고조됐다. 최동윤 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서울시 기술력을 해외 물시장에 널리 알리는 계기"라며 "앞으로도 해외 교류를 확대하고 민간기업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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