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리나라의 대이란 수출기업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수출대금을 이란이 우리에게 원유를 수출하고 받은 원화로 결제 받았었는데 이게 앞으로 몇 달이면 끊기게 됐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란 정부가 우리나라의 원유수입 중단에 대해 어떻게 나오는가 하는 점이다. 주한 이란대사는 올 초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이 대이란제재에 동참하면 상호주의에 입각해 행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산 원유수입을 중단하면 이란도 한국산 제품의 수입을 중단하는 제재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란은 우리나라에 지난해 기준으로 약 7조원(61억달러) 규모의 중동 지역 최대 수출시장이다. 물론 우리의 수입이 110억달러를 넘어 훨씬 크지만 그중 대부분이 원유다. 이란 내 한국의 위상은 우수한 제품과 한류 드라마의 인기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프라이드'가 이란 전체 승용차 시장의 47%를 차지하고 있고 한국산 가전이 이란 전체 가전시장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당장 이 같은 수출시장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발전잠재력을 고려할 때도 이란은 우리에게 중요한 파트너이다. 이란은 세계 4위의 원유 보유국이자 2위의 천연가스 보유국이다. 또 중동 내 2위의 인구 보유국으로 거대한 내수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다른 중동국가와 달리 국내총생산(GDP) 중 제조업 비중이 40%를 차지하는 산업화 국가이기도 하다. 정치적으로도 중동의 맹주를 자처하고 나서는 등 목소리가 높다.
이란산 원유수입을 중단할수록 이란과의 상호 우호적인 관계는 어떤 형태로든 더 보강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한 대체결제수단 확보 등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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