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사진) 민주당 대표가 '수권 야당'의 지도자로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ㆍ민생 살리기' 등에 대해 협력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국정운영 실패 등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여권의 실질적 사령탑인 이명박 대통령의 '대항마'로서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이탈한 지지층을 결집, 민주당의 지지세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정 대표는 원내 제1야당으로서 무차별적 정치공세식으로 이명박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콘텐츠 있고 유능하면서 단호한 야당 지도자'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경제에 있어서는 실물경제와 국정운영 경험을 내세워 현안이 있을 때마다 '신(新)경제 리더십'의 내용을 훈수하고 외교ㆍ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대북정책 노하우를 토대로 보완재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언론 탄압과 사정정국 등 현 정부의 과거 퇴행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맞서는 등 분야별로 차별적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가 '9월 경제위기설'이 불거졌을 당시 "위기가 아니다" "정략적으로 악용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은 데 이어 미국발(發) 금융위기에 대해 초당적 협력을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정 대표는 체계적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조만간 20명가량의 분야별 특보단도 가동할 계획이다. 메시지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후문이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여권의 실정에도 불구, 당 지지율이 부진을 면하지 못하는 데는 이 대통령에 맞설 야당의 구심점이 확연히 부각되지 못하는 면이 적지 않다는 판단"이라며 "제1야당 대표가 여권 사령탑인 대통령에 견줘 국민으로부터 제대로 평가를 받을 때 당 지지율도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잠재적 대권주자로서 '정치인 정세균'의 존재를 본격적으로 알리기 위한 대권 행보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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