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有) 주택자는 이제 당첨의 꿈을 접어라?, 노(No)!’ 분양가 상한제와 청약 가점제가 시행되는 9월이 코앞에 다가왔다. 청약시장의 지형을 바꿔놓을 커다란 변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배경은 무주택 서민에게 내집 마련의 기회를 더욱 넓게 열어주기 위한 것. 당연히 이미 집을 갖고 있는 유주택자는 그만큼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레 실망할 필요는 없다. 치밀한 시장탐색과 청약전략 수립만 전제된다면 유주택자라도 당첨 가능성은 오히려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경쟁 낮고 값싼 중대형 노려라= 유주택자는 청약가점제 하에서 가점이 크게 깎일 뿐 아니라 1순위가 될 수도 없다. 무주택자와 가점으로 경쟁해서는 승산이 없다는 얘기다. 인기가 높은 유망단지의 중소형 아파트에 당첨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따라서 갈아타기 수요자들은 경쟁률이 낮은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에 시선을 고정할 필요가 있다. 보유세ㆍ대출 부담 등으로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뚝 떨어진 것은 거꾸로 유주택자들에게 기회다. 이전에는 40평대 집을 바라보던 수요자들의 눈높이가 30평대로 낮춰지고 있다. 넓은 평수의 집을 원하는 유주택자들로선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분양가가 한층 저렴해진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전문가들이 최고의 중대형 주택 유망 청약지로 꼽는 곳은 판교ㆍ광교ㆍ송파 신도시, 서울 은평 뉴타운과 용산 등 도심권, 인천 경제자유구역 송도ㆍ청라지구 등이다. 물론 이들 지역에 ‘무혈입성’하기는 쉽지 않지만 경쟁률은 분명 낮아지는 추세다. 올 하반기 최고의 인기 단지였던 ‘송도 자이 하버뷰’의 경우 몇몇 중대형 타입은 2순위에까지 기회가 돌아가기도 했다. ◇추첨제와 채권입찰제를 잘 이용하라= 유주택자는 가점제에서 1순위가 될 수 없지만 중대형 물량의 절반은 현행 추첨제로 공급돼 기회가 많다. 원하는 단지가 있을 경우 가점제에서 50%의 물량을 놓고 2순위로 경쟁해본 뒤, 떨어져도 나머지 50%에 1순위로 재도전할 수 있다. 중소형의 경우 75%가 가점제 물량이고 추첨제는 25% 뿐이다. 중대형을 노리는 수요자들은 무엇보다 채권입찰제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채권입찰제는 중대형 주택의 실질 분양가를 주변시세의 80%에 맞추는 제도다. 분양가와 주변시세의 80%간의 격차를 채권구입 손실액으로 추가 부담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채권입찰제가 가점제나 추첨제보다 우선하는 제도라는 점이다. 즉 가점제든 추첨제든 동일 순위에서는 채권입찰액을 많이 써낸 사람부터 당첨 우선권이 주어진다. 가점이 20점대인 사람이라도 가점이 60점대인 신청자보다 채권입찰액을 많이 써내면 우위에 선다. 물론 유주택자는 1순위가 될 수 없기 때문에 가점제에서는 1순위 미달의 경우에만 기회를 노릴 수 있지만 채권입찰액이 큰 변수가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판교ㆍ송파 신도시 등 최고 유망지역의 경우 대부분의 신청자가 정해진 상한액까지 채권입찰액을 써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고 인기단지를 제외하면 꼭 채권 상한액을 써낼 필요가 없다. 따라서 채권입찰액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청약하려는 단지의 경쟁 상황을 면밀히 예측해 본 뒤 신중하게 채권입찰액을 정하는 지혜가 필요한 셈이다. ◇거주이전도 고려해 볼 만= 60만㎡를 넘는 대규모 택지지구에서는 전체 공급량의 30%, 그 이하 규모는 100%가 지역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된다. 지역 거주자로 인정되면 해당 지역 내에서만 1차 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당첨확률을 한껏 높일 수 있다. 지역 우선공급 비율은 가점제, 추첨제 물량 각각에 대해 동일하게 적용된다. 지역마다 거주요건이 달라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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