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수입차나 휘발유 등 주요 생필품의 판매가격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미국ㆍ영국 등 선진 7개국(G7)과 아시아 주요국의 주요 생필품 11개 품목 의 판매가격에 대해‘구매력지수(PPPㆍPurchasing Power Parity)’를 적용해 비교한 결과 수입차와 휘발유ㆍ경유ㆍ밀가루ㆍ세제ㆍ수입종합비타민 등의 가격이 우리나라가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고 1일 밝혔다. PPP는 국가 간 물가 수준을 고려해 각국의 통화 구매력을 동일하게 해주는 통화비율로 우리나라 설탕 가격이 미국보다 높다면 물가 수준 대비 설탕 가격이 다른 품목에 비해 비싸다는 것을 뜻한다.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가격을 100(PPP 기준)으로 했을 때 수입차 가격은 캐나다 51.4, 이탈리아 50.4, 미국 44.8, 프랑스 43.1, 독일 42.8, 일본 40.5 등으로 나타나 국내 판매가격의 절반도 안됐다. 휘발유는 프랑스 64.7, 영국 63.6, 일본과 이탈리아가 51.3, 미국 43.8, 독일 42.9, 캐나다 40.8이었으며 세제는 미국 66.0, 프랑스 65.6, 독일 58.1, 일본 55.5, 영국 54.2, 캐나다 49.3, 이탈리아 39.6이었다. 밀가루와 설탕ㆍ식용유 등 세 개 생필품 품목도 단순 가격은 저렴한 편이었지만 PPP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밀가루 가격은 이탈리아보다 2.5배 높은 1위를 차지했고 설탕도 프랑스와 일본을 제외하고는 낮은 나라가 없었다. 식용유도 조사 대상 중 가장 낮은 영국의 2.2배나 됐다. 소비자원은 이처럼 수입차 가격이 비싼 것은 고가 자동차를 선호하는 성향과 판매가의 50%를 웃도는 유통 마진, 국가별 세금 차이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휘발유와 경유 가격에는 정유사의 과점구조, 유통단계의 경쟁 제한적 제도와 형태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박명희 소비자원 원장은“독과점시장의 법 위반행위에 대한 지속적 감시와 개선으로 물가를 현실화하고 설탕과 같이 국내시장 보호를 위해 완제품 수입에만 높은 관세가 적용되는 부문의 세제를 합리화해 경쟁촉진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뉴욕과 런던ㆍ싱가포르ㆍ베이징 등 G7 및 아시아 경쟁 4개국 12개 도시의 백화점ㆍ할인점ㆍ전문매장 등 세 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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