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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이 교관… 사설 해병캠프 예고된 비극

자격기준 미달 업체 난립에 체험학습 사고 매년 되풀이<br>국가 관리 시스템 마련하고 입찰제 선정 방식도 바꿔야

#. 지난해 7월 무인도 체험학습에 참가했던 경남의 한 중ㆍ고교 학생 2명이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당한 학생들 주변에는 교관도 안전요원도 없었다.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김모(당시 16세)군과 박모(당시 18세)군을 구하기 위해 친구들이 애타게 교관을 찾았지만 교관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뒤늦게 나타난 교관은 설상가상으로 수영도 하지 못했으며 수상인명구조 자격증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 구명조끼는 학생들 수보다 부족했으며 사고현장에는 구명보트조차 없었다.

#. 지난 18일 사설 해병대캠프에 참가했던 공주사대부고 학생 198명 중 파도에 휩쓸려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학생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으며 교관의 지시에 따라 타고 있던 보트에서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이 실종된 곳은 물살이 매우 빨라 사고위험이 지적됐던 곳이었다. 교관 32명 중 일부는 정규직이 아닌 아르바이트생이었으며 인명구조사 자격증 등을 소지한 이도 13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가 진행하는 캠프나 체험학습에 참가한 학생들이 목숨을 잃는 끔찍한 사고가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야외 캠프도 실내 프로그램처럼 국가가 관리를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수련 업체에 따르면 캠프나 체험학습 등을 운영하는 곳은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으로부터 국가인증프로그램을 받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으로 나뉜다. 진흥원은 업체의 안정성과 신뢰도ㆍ지도자격 등을 살펴본 뒤 우수와 보통 판정을 받은 업체에 국가인증을 내준다. 이후에는 인증심사원을 수련현장에 보내 청소년지도사 등을 몇 명이나 보유하고 있는지와 안전도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한다. 현재 국가인증프로그램을 받은 곳은 약 1,900여개로 각 시도 교육청은 이들을 일선 학교에 안내하고 이용을 권장한다.

문제는 국가인증을 받지 못한 곳들이다. 이들은 정부의 관리감독에서 배제돼 있다. 한 캠프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련 업체의 숫자가 1,000개인지 2,000개인지 통계조차 제대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안전도 등을 점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제대로 된 청소년지도사조차 갖추지 않은 미자격의 캠프 업체가 난립하는 이유다.



학교의 수련 업체 선정 방식도 문제다. 대다수의 학교는 입찰제 방식으로 수련 업체를 선정한다. 학부모의 비용 부담 등을 고려하다 보니 실제 낙찰되는 업체는 주로 낮은 금액을 쓴 곳이다. 이들은 대부분 국가인증프로그램을 받지 않은 곳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업체들은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이들을 채용한다. 자격증이 없는 교관과 안전요원, 학생 수에 비해 부족한 청소년지도사가 등장하는 이유다.

지영수 한국청소년캠프협회 상임이사는 "현재 캠프나 체험활동은 실내 프로그램만 국가인증이 이뤄지고 있고 해병대캠프와 같은 야외활동은 인증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경우가 많아 관리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며 "해마다 되풀이되는 야외 캠프 안전사고를 줄이려면 이들 프로그램도 관리감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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