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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오전 태국 군부의 계엄령 발동 이후 급락했던 태국 증시는 오후 들어 반등하는 등 안정세를 보였다. 계엄령이 정치적 불확실성을 줄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태국 증시의 종합주가지수(SET)는 개장 후 전거래일 대비 1.7% 이상 빠진 1,387.85까지 내려갔다가 오후에 다시 1% 가까이 뛰어오른 채 마감했다. 환율도 완만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일 달러 대비 32.49밧으로 마감했던 태국 밧화 가치는 이날 32.65밧으로 0.5%가량 떨어졌다가 32.50밧으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군부개입이 지난해 11월부터 계속돼온 태국 정세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도 있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정부가 제 기능을 되찾으면서 실물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태국 정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올 1·4분기 경제성장률은 -2.1%로 3분기 만에 역성장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 들어 지금까지 이어진 정정불안에 군부까지 개입하면서 태국 경제가 더욱 휘청거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사기관인 라보뱅크의 마이클 에버리 아시아태평양시장 부문장은 "(계엄령 선포는) 정정불안에 시달리는 태국 경제에는 되레 해가 된다"면서 "당장 태국 관광산업에 타격을 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관광업은 태국 경제의 핵심 산업이기도 하다.
이미 태국 국가경제사회개발위원회(NESDB)는 19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깎았다. 잉락 친나왓 총리 해임과 반정부·친정부 세력 간 대립으로 군부가 개입 의지를 내비친 다음이다. NESDB는 올 한해 태국의 예상 성장률을 당초의 3~4%보다 낮은 1.5~2.5% 구간으로 하향 조정했다. NESDB는 정정불안 때문에 정부 정상화 시점이 늦어질수록 2015년 예산안 마련 등의 작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결국 계엄령 선포가 태국 경제에 안길 충격의 크기는 개입을 단행한 군부는 물론 군부가 협상 테이블에 올릴 여야 정치권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조속히 갈등을 마무리 짓고 정국을 안정시키지 못할 경우 태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증폭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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